"무섭고 두려워 엉엉 울었다" 8년 전 회상
"기권도 의사표시의 방법" 발언하기도
탄핵 당시 박 전 대통령 변호
박근혜 전 대통령의 마지막 변호인으로 알려진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이 8년 전 탄핵 당시를 떠올린 글을 통해 감정을 드러냈다.
유 의원은 11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계정에 "개인에 대한 의리와 나라에 대한 충성이 부딪칠 때 나라에 대한 충성이 먼저라는 건 삼척동자도 안다"며 "명분은 늘 아름답다. 그래서 가끔 착시를 일으킨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밤이 깊었는데 지나온 시간이 스쳐 가면서 잠을 깨우고 기억을 불러온다"면서 "그날도 추웠고 혼자였다. 곧 혹한의 겨울이 다가올 것이고 어쩌면 살아서 봄을 볼 수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과거를 회상했다.
이어 "무엇을 할지 정리가 되지 않아 밤거리를 헤매다 추워서 사무실로 돌아왔다. 그날따라 사무실이 낯설게 느껴졌다"며 "빈속에 소주를 들이켜도 취하지 않았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느낌에 무섭고 두려워 엉엉 울었던 기억이 난다. 사무실을 나와 걸어서 집으로 돌아가는데 또 눈물이 흘러내렸다"고 말했다. 또한 "온몸이 칼로 난도질을 당하고 모든 힘이 빠져나간 느낌이었다. 피하지 말고 버티자고, 운명으로 받아들이자고, 그렇게 머릿속은 정리를 했음에도 그 겨울의 잔인했던 첫날 밤의 외로움과 두려움은 지금도 트라우마로 남아 있다"면서 "역사는 반복된다고 한다. 특히 잔인한 역사는 어김없이 반복된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하지만 이겨내는 것은 살아 있는 자들의 몫이다. 앞으로 올겨울이 깊고 모질 테지만 우린 봄을 기다리며 이겨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유 의원은 윤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이 의결 정족수 미달로 폐기된 다음 날인 지난 8일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비상식적이었고 납득되지 않았다. 어떤 이유로도 설명하기 어렵다"고 비판하면서도 "그렇다고 야당이 주장하는 것처럼 내란이 성립하는지에는 많은 의문이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듯이 냉정하고 차분하게 계엄 선포 과정 수사를 지켜보자. 그 결과에 대통령의 책임을 물으면 된다"며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다고 내란의 동조자라 비난하지만, 기권도 의사표시의 방법"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유 의원은 검사 출신으로 2005년 박 전 대통령의 법률 분야 참모로 두각을 드러낸 바 있다. 이후 최순실 게이트가 발발하자 박 전 대통령의 개인 변호를 맡았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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