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민주광장서 1천여명 ‘퇴진·구속’ 외쳐
익명 시민들 김밥·커피·핫팩 선결제 지원도
10일 오후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윤석열 탄핵·구속, 국민의힘 해체 촉구 시민 시국성회’에서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탄핵이 답이다" 구호를 외치고 있다. 송보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 사퇴를 촉구하는 광주시민들의 목소리가 10일에도 5·18민주광장에 울려 퍼졌다.
윤석열 정권 퇴진 광주비상행동과 시민 1,000여명은 이날 오후 7시부터 5·18민주광장에서 ‘윤석열 탄핵·구속, 국민의힘 해체 촉구 시민 시국성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윤석열 즉각 퇴진 구속’, ‘국민의힘 해체’라는 문구가 적힌 손팻말을 들고 대중가요 가락에 맞춰 “탄핵이 답이다”를 연이어 외쳤다.
현장에서 만난 윤남식 5·18민주화운동공로자회장은 “서울과 광주를 오가면서 집회를 나서고 있다”며 “광장에 젊은 세대들이 많이 눈에 띈다. 반가우면서도 동시에 (기성세대로서) 미안한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5·18 공법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는 윤석열 탄핵은 물론 마지막 처벌받는 그 날까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동수(71) 씨는 “마음 같아선 당장 용산으로 올라가 끌어내고 싶지만, 나이도 많고 당장 뭐라도 하고 싶어서 광장에 나왔다. 민주주의 국가에 어울리지 않는 윤석열은 하루빨리 탄핵당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특이한 깃발을 든 청년도 있었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서울 등 집회 현장에선 예를 들어 ‘전국집에누워있기연합’이나 ‘논문 쓰다가 뛰쳐나온 사람들’ 등 재미있는 깃발이 많은데, 광주에선 못 본 것 같아서 직접 제작했다”며 “혼란한 정국이지만 유머를 잃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주부터 열린 집회에는 추운 날씨에 참가자들을 위해 익명으로 김밥과 커피, 핫팩 선결제가 이어지고 있다.
사회관계망 서비스(SNS)에서 한 누리꾼은 ‘동구 5·18민주광장 인근 카페와 식당 등에서 판매하는 음료와 먹거리를 선결제했으니 집회 참여자들은 편하게 가져가라’는 내용의 글을 올렸다.
다른 누리꾼은 "집회에 참여하시는 분들을 위해 5분 거리에 일반 김밥 100줄을 선결제해놨다. 1인당 최대 3줄. 주문 시 '민주주의'라고 말씀하시면 된다"고 썼다.
또 “핫, 아이스 상관없이 주문할 수 있도록 벌크커피 충장점에 선결제를 해 놨다”며 “1인당 4잔까지 가능하다. 추운 날 건강 조심하시고 광장에서 만나자”는 누리꾼도 있었다.
호남취재본부 송보현 기자 w3t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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