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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스크만이 아니다…'챗GPT 아버지' 올트먼에 맞서는 MS의 남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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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픈AI 투자' MS의 슐레이만 AI CEO
AGI 현실화 시점 등 올트먼과 의견차 보여
올해 3월 AI 회사 인수한 MS에 합류

"인간과 같은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은 상황이 어떻게 진행되느냐에 따라서 최대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고 봅니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무스타파 슐레이만 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9일(현지시간) IT 전문매체 더버지와 진행한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AGI는 인간처럼 다양한 지적 과제를 수행하고 새로운 상황에 적응할 수 있는 범용 AI를 말한다. 안전성에 대한 우려는 있으나 AGI는 단순한 기계적 학습을 넘어 인간과 비슷 또는 그 이상의 수준을 갖춘 AI이다 보니 혁신 기술로 평가받는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무스타파 슐레이만 AI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마이크로소프트(MS)의 무스타파 슐레이만 AI 최고경영자(CEO)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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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레이만 CEO는 현재 AI를 가동하는 하드웨어인 엔비디아의 AI 칩인 'GB200'을 1~2세대라고 보고 이 하드웨어로는 당장 AGI 개발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향후 2~5세대가 지난 어느 시점에서야 AGI 현실화가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한 세대를 뛰어넘는 과정에 필요한 기간이 18~24개월 정도라고 볼 때 최소 5~7년 정도는 걸리고, 상황에 따라서는 10년은 지나야 AGI가 등장하리라고 추정했다.

슐레이만 CEO의 인터뷰는 불과 닷새 전 뉴욕타임스(NYT)가 개최한 행사에서 샘 올트먼 오픈AI CEO가 한 발언과 충돌해 주목받았다. 올트먼 CEO는 오픈AI가 12개월 이내에 점차 강력한 기술을 출시할 계획이라며 "AGI가 예상보다 빨리 만들어질 것으로 보이며 (AGI 개발로 안전 우려가 크지만) 이로 인한 문제는 생각보다 훨씬 덜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두 기업의 AI 수장인 올트먼과 슐레이만이 AGI 현실화 시점을 두고 이렇게 의견 충돌하는 모습이 공개석상에서 포착되자 두 회사의 AI 파트너십에도 균열이 생기는 건 아닌지 업계가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오픈AI와 MS는 AI 기술 개발 동반자로 지난 5년을 함께하며 AI 주도권을 거머쥔 사이다. 자금력이 막강한 MS의 투자를 받은 오픈AI는 기술 개발에 속도를 냈고, 챗GPT를 통해 AI 시장의 선두주자로 함께 자리매김했다.


AI 기술 개발과 관련해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앞으로 나아갈 것만 같았던 두 사람이 견해차를 보이면서 협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인터뷰에서 MS와 오픈AI 사이에 긴장감이 흐른다는 질문을 받은 슐레이만 CEO는 "모든 파트너십에는 긴장감이 존재한다. 지극히 건강하고 자연스러운 일"이라면서 "그들(오픈AI)은 독립적으로 운영되고 파트너십이라는 건 시간이 지나면서 진화한다"고 답했다.

'딥마인드 공동 창업자' 슐레이만은 누구?

시장에서는 MS와 오픈AI의 협업 관계가 언제까지 순탄하게 이뤄질 수 있을지에 의문을 품고 있다. 특히나 슐레이만 CEO는 AI 기술 개발이 한창 이뤄진 최근 10년간 올트먼 CEO와 사실상 경쟁 관계에 놓였던 대표적인 인물이다. 영국 출신의 기업가인 그는 2014년 구글에 인수된 딥마인드를 공동 창업했다. 딥마인드는 2016년 이세돌 9단과 바둑 대결을 벌인 알파고를 개발한 회사다. 한 매체는 슐레이만 CEO를 두고 올트먼 CEO가 등장하기 이전 올트먼과 같은 존재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샘 올트먼 오픈AI CEO 게티이미지연합뉴스

샘 올트먼 오픈AI CEO 게티이미지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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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트먼 CEO는 슐레이만 CEO의 딥마인드를 구글이 인수한 이후인 2015년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등과 함께 오픈AI를 창업한 바 있다. 당시 올트먼과 머스크는 구글이 AI 기술력을 갖춘 딥마인드를 인수하면서 향후 AGI 기술을 독점할 것을 우려했다. AI 회사를 창업, 운영하는 과정에서 두 사람은 경쟁을 벌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던 것이다.


슐레이만 CEO는 구글에 인수된 딥마인드에서 구글의 제품과 AI 기술을 통합하는 역할을 수행하면서 딥마인드헬스 등 서비스를 내놨고, 구글 부사장직도 맡았다. 하지만 2022년 구글을 떠나 또 다른 AI 스타트업인 인플렉션AI를 공동 창업했고, 올해 3월 핵심 투자사였던 MS가 이를 흡수 인수하면서 슐레이만은 MS의 AI CEO가 됐다. 인플렉션AI의 엔지니어, 연구원 등도 MS로 대대적으로 이동했다. 이 기간에 올트먼 CEO는 챗GPT를 내놓고 전 세계의 관심을 모조리 휩쓸었다.


MS가 슐레이만 CEO를 영입한 이유는 분명하다. AI 기술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오픈AI의 영향력을 다소 줄이고 자체적으로 기술력을 갖추기 위함이다. 지난해 오픈AI에서 발생한 올트먼 CEO 축출 사건을 경험하면서 MS는 큰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또 오픈AI가 기술 개발을 이유로 과도한 투자를 요구하면서 MS 내부에서 이러한 상황이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이러한 상황에서 MS가 오픈AI에만 의존하지 않고 장기적인 비전을 갖고 AI 기술을 개발하는 데 슐레이만 CEO는 핵심적인 인물이 됐다.

오픈AI 견제하는 MS, 슐레이만-올트먼 곳곳서 충돌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깊은 파트너십을 맺고 있고, 샘과 나는 친한 친구이며 존경심과 신뢰를 갖고 있다." 슐레이만 CEO는 지난 6월 CNBC방송에서 이렇게 말했다. 서로 잘 지내고 있다면서도 결국 긴장 관계에 있다는 사실만큼은 부인하지 않았다. MS는 올해 발표한 연례보고서 내 경쟁자 명단에 아마존, 애플, 구글, 메타플랫폼과 함께 오픈AI를 기재했다.


지난해 11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사진 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행사장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지난해 11월 샘 올트먼 오픈AI CEO(사진 왼쪽)와 사티아 나델라 MS CEO가 행사장 무대에서 발언하고 있다. 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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슐레이만 CEO와 올트먼 CEO는 최근에도 그동안의 경쟁 관계를 보여주듯 곳곳에서 충돌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NYT는 지난 10월 오픈AI의 경제적 압박, 파트너십의 안정성에 대한 우려, 두 회사 직원 간 불화 등을 언급하며 "MS와 오픈AI의 긴밀한 파트너십이 흐트러지고 있다는 징조가 보이고 있다"고 지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오픈AI 직원들이 신기술을 개발해놓고도 MS에 제때 공개하지 않는 것에 화가 난 슐레이만 CEO가 오픈AI 직원들에게 고함을 지르는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또 MS와 오픈AI가 협업과 관련해 합의한 프로토콜이 존재하는데 MS 직원들이 이를 어기고 오픈AI의 중요한 소프트웨어를 다운로드해 문제가 생긴 일화도 전해졌다.


경쟁과 협업을 동시에 오가는 MS와 오픈AI는 궁극적으로 AGI 기술을 개발해내기 위해 모든 자원을 총동원하고 있다. 오픈AI는 기술 개발에 반드시 필요한 자원을 MS에 요구하고, MS는 이미 140억달러(약 20조원)를 투자한 오픈AI에 기술을 받으면서 자체 기술력 강화에도 힘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오픈AI는 MS에 AGI에 대한 접근권을 풀어주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비영리 법인으로 출범한 오픈AI는 지금까지 AGI가 오·남용될 것을 우려해 투자자들에게 관련 기술을 제공하지 않고 상업적인 사용도 불허하는 정책을 펼쳐왔다. 다만 기술 개발 과정에서 막대한 자금이 필요하다는 판단하에 오픈AI가 영리 법인 전환을 추진하면서 이러한 원칙을 바꾸고 최대 투자 기업인 MS에 이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오픈AI는 올해 50억달러의 적자가 예상되며 향후 수년 동안에도 적자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현진 기자 jhj48@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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