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리스 창, 자서전 출판 간담회서 밝혀
"인텔은 전략, 삼성은 기술이 문제다"
대만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 창업자인 모리스 창이 삼성전자 와 인텔의 문제가 각각 기술과 전략에 있다고 지적했다. 삼성은 한국의 정치적 혼란으로 인한 부정적인 영향이 있을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10일 대만언론에 따르면 창은 하루 전 열린 자서전 기념 기자회견에서 TSMC와의 경쟁에서 뒤처진 삼성과 인텔에 대한 질문을 받고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창은 "삼성은 몇 가지 기술적 문제에 직면해 있다"라고 진단했다. 이는 삼성이 TSMC와의 경쟁에 앞서기 위해 선도적으로 최신 기술인 게이트 올어라운드(GAA)를 도입했지만, 수율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으로 대만언론들은 해석했다.
창은 이어 "이건희 전 삼성 회장이 메모리 사업을 하고 싶어했고 혼자서는 할 수 없으니 협력하자고 했지만, TSMC가 삼성과 협력하는 것은 좋지 않을 것 같다고 생각했으며 지금도 여전히 그렇게 생각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또 "현재 한국이 처한 혼란스러운 상황이 삼성의 경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와 탄핵 논란이 한국과 대만의 반도체 경쟁에도 영향을 줄 것이라고 본 것이다. 이번 사태로 여당과 정부가 추진했던 반도체 특별법도 처리가 어려운 상황에 처해있다.
창은 인텔에 대해서는 더욱 상세하게 평가했다. 삼성과 달리 인텔과는 우호적인 관계였지만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강화하며 관계가 서먹해졌고 그 과정에서 인텔이 몰락하게 됐다는 해석을 내놓았다.
창은 "인텔의 경우 전략에 문제가 있었고 이제는 CEO도 없다. 아마 두 문제 모두 해결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텔 창업자인 고든 무어, 로버트 노이스와는 나이도 비슷했고, 사업 초기 저녁에 맥주를 같이 마시는 절친한 사이였다면서 겔싱어가 CEO가 된 후 TSMC와 인텔의 관계가 서먹해졌다고 했다. 창은 "인텔의 이사회가 향후 전략을 이미 가지고 있는 상태에서 CEO를 찾는다면 문제는 비교적 간단할 것"이라고 했다. 반대의 경우 해법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진단이기도 하다.
그는 "팻 겔싱어 전 최고경영자(CEO)가 인공지능(AI)이 아니라 파운드리에 주력한다는 인상을 받았었다"고 지적했다. 인텔은 엔비디아의 GPU에 대응하기 위해 '가우디' GPU를 선보였지만, 경쟁사인 AMD에도 뒤지며 AI 분야에서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인텔이 자신에게 조언을 구했느냐는 질문에는 "내가 인텔에 대해 상의해주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그들도 그런 요청을 하지 않았다"고 부연했다.
이날 창은 TSMC의 파운드리 독주가 지속될 것도 예고했다. 그는 "TSMC에 경쟁자가 없으며 거의 모든 전 세계 AI 반도체 고객의 제품을 예정대로 출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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