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 시간 만에 끝난 12·3 비상계엄 사태와 관련 '한국 민주주의의 승리지만 동시에 전 세계적인 민주주의의 위기를 보여주는 징후'라는 외신 분석이 나왔다.
8일(현지시간) AP통신은 '6시간의 파워게임 끝에 한국의 민주주의가 지켜진 것은 다른 나라의 민주주의에 어떤 시사점을 주는가'라는 분석 기사를 통해 이같이 진단했다.
AP는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가 6시간 만에 끝난 것을 두고 "어렵게 쟁취한 민주주의의 승리였고, 미국 건국의 아버지들이 1788년 '연방주의자 논고'에 적었던 견제와 균형의 원리의 승리였다"고 평가했다.
또 늦은 밤 국회를 찾은 시민의 참여 역시 이번 사태를 마무리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고 짚었다. AP는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장갑차를 국회로 보낸 윤 대통령의 권위주의적 행동은 과거 독재정권 시대를 떠올리게 했다"며 "수천 명의 시민이 국회 앞으로 몰려와 계엄 해제와 대통령 퇴진을 외쳤으나 군·경에서는 어떤 충돌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AP는 "서울에서 드라마가 펼쳐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민주주의의 발판이 흔들렸다"며 이번 사태가 곧 2024년 현재 민주주의가 직면한 위협의 모습일 수 있다고도 진단했다. AP는 군대를 이용해 국회를 멈추려 한 윤 대통령의 시도가 '친위 쿠데타'의 정의에 들어맞는다며, 세계적으로 친위 쿠데타가 증가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카네기멜런대와 펜실베이니아주립대의 공동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45년부터 지금까지 일어난 46차례의 친위 쿠데타 중 10번이 최근 10년 사이 발생했고, 친위 쿠데타의 성공률은 약 80%에 이른다.
이런 점에서 AP는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사태에 대해 "권위주의가 부상하는 시대에 주목할 만한 일이 일어났다. 그것은 민주주의를 지켜냈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또 AP는 "다른 나라에서는 성공했을 수도 있다"며 "다른 권위주의적 지도자들은 윤 대통령보다 더 잘 준비돼 있었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곽민재 기자 mjkwa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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