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경호 후임 자리 놓고 친윤 vs 친한
이 와중에 계파 싸움 논란
韓, '대통령 하야' 염두에 둔 듯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윤석열 대통령의 '질서 있는 조기 퇴진'을 언급했지만, 국민의힘 내에서도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윤 대통령이 '당에 일임하겠다'고 밝힌 뒤 친한계와 친윤계 의원들 사이 주도권 다툼이 벌어지는 가운데 사의를 표명한 추경호 원내대표의 후임 자리를 놓고 정면충돌했다.
9일 정치권에 따르면 국민의힘 중진급 의원들은 추 원내대표의 재신임을 위해 추 원내대표를 설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원내대표를 뽑으려면 당장 '오늘' 뽑아야 하는데 현실적 대안이 없기 때문이다. 우원식 국회의장이 정한 예산안 통과 시점인 10일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고, 12일 본회의에서 2차 탄핵안을 보고하기로 하면서 당내에서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다. 예산안은 이대로라면 더불어민주당이 감액한 대로 처리될 가능성이 높고, 오는 11일 곧바로 임시회가 열리면 다음 본회의에서 탄핵안이 상정될 수 있다. 또한 한 대표가 언급한 '질서 있는 조기 퇴진'에 대한 로드맵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아 의원들의 반발이 나오고 있다.
반면, 친한계는 추 원내대표 재신임에 반대하는 입장이다. 민주당이 추 원내대표를 고발했고 의원직 제명까지 추진하기로 해 민주당의 '카운터 파트너'로 부적합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친한계는 조기 퇴진 시나리오로 대통령 하야를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당내에서는 친윤과 친한 간 계파 싸움이 탄핵 정국 와중에 더욱 증폭되지는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한 대표는 전날 친한계 의원들을 당사로 불러 모아 대책 회의 형식으로 의견을 취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이런 상황에서 왜 계파 모임을 자꾸 만드는지 모르겠다"면서 "어쨌든 한 대표가 자신에게 정치적인 기회가 왔다고 생각하는 것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11시 열릴 의원총회에서 원내대표 선출 등 논란이 해결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우선, 추 원내대표의 사퇴 의사가 확고해 새 원내대표 선출은 불가피해 보인다. 추 원내대표는 이날 의원들에게 "새 원내대표 선출 절차를 조속히 진행해주시기를 바란다"며 "의원님들의 모든 힘과 지혜를 당대표 중심으로 모아주시길 바란다. 저도 그 과정에 함께 하겠다"고 했다. 원외인 한 대표도 이날 의총에 참석해 조기 퇴진과 관련해 의원들을 설득할 것으로 전해졌다.
이현주 기자 ecolh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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