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문의 전당에서 표현의 자유 억압된 데 침묵 반성"
"윤 대통령과 비상계엄 주도 인물들 물러나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전현직 교수들 320명이 시국선언을 통해 비상계엄을 선포한 윤석열 대통령과 사태를 주도한 인사들의 퇴진을 촉구했다.
KAIST 전현직 교수들은 5일 발표한 시국선언에서 "대통령의 위헌적 행동으로 오랜 세월 쌓아 올린 국가 위상과 국민 자긍심은 나락으로 떨어졌다"며 윤 대통령과 계엄을 주도한 이들이 물러나야 한다고 주장했다.
KAIST 교수들은 지난 2월 학위 수여식에서 연구개발예산 축소에 항의한 졸업생이 대통령 경호처 직원에 의해 입을 틀어막힌 채 퇴장당한 데 대해서는 성명을 내놓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비교적 신속하게 입장을 내놓았다.
서명 교수들은 "지난 2월 이곳 학문의 전당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민주적 가치가 훼손됐음에도 침묵했다. 이런 횡포가 온 국민을 향하는 지금 우리는 반성하며 목소리를 낸다"고 성명을 내놓게 된 이유를 밝혔다.
서명 교수들은 또 "우리는 과학자의 진리 탐구와 민주 시민의 정의 추구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고 주장했다.
교수들은 "본인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고 했으나, 역사의 시곗바늘이 뒤로 돌아간다는 절망감에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국민 고통은 어찌 헤아리지 못하는가"라며 비판했다.
이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이 사태를 주도한 관련 인사들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한다"며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헌법적 절차를 이행하라"고 요구했다.
이날 성명에는 외국인 교수인 세바스티안 위다레흐트(Sebastian Wiederrecht) 전산학부교수도 동참해 눈길을 끌었다.
다음은 카이스트 교수들의 성명 전문이다.
2024년 12월 3일 윤석열 대통령이 한밤중에 선포한 비상계엄은 대한민국을 큰 충격과 혼란에 빠뜨렸다. 대통령의 위헌적 행동으로 오랜 세월 쌓아 올린 국가의 위상과 국민의 자긍심은 나락으로 떨어졌다. 본인은 피를 토하는 심정으로 호소한다고 했으나, 역사의 시곗바늘이 뒤로 돌아간다는 절망감에 온몸의 피가 거꾸로 흐르는 국민의 고통은 어찌 헤아리지 못하는가?
우리는 과학자의 진리 탐구와 민주 시민의 정의 추구가 본질적으로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 하지만 지난 2월 이곳 학문의 전당에서 표현의 자유가 억압되고 민주적 가치가 훼손되었음에도 침묵했다. 이 같은 횡포가 온 국민을 향하는 지금 우리는 반성하며 목소리를 낸다.
우리는 윤석열 대통령과 이 사태를 주도한 관련 인사들의 퇴진을 강력히 촉구한다. 또한 정치 지도자들에게는 대한민국의 정상화를 위해 필요한 모든 헌법적 절차를 이행할 것을 요구한다.
2024. 12. 5.
카이스트 교수 서명자 일동
백종민 기자 cinqang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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