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개월에 걸쳐 지급될 예정
부진한 인텔의 구원투수로 투입됐던 펫 겔싱어 전 최고경영자(CEO)가 결국 회사를 떠난 가운데, 그가 받는 퇴직금을 두고 논란이 불거졌다. 기업은 초유의 위기 상황에 놓여있지만 겔싱어 전 CEO는 1000만달러(약 141억원)에 달하는 보수를 받는 것으로 전해졌다.
3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에서 인텔은 전 거래일 대비 6.10% 폭락한 22.47달러(약 3만1709원)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야후파이낸스 등 현지 금융 매체들은 인텔 경영난의 책임을 지고 사임을 결정한 겔싱어 전 CEO의 과도한 퇴직금이 주주들의 불만을 촉발했다고 보도했다.
인텔은 미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에서 겔싱어 전 CEO의 퇴직금이 현재 기본 급여의 18개월분인 125만달러(약 17억6437만원), 기본급 대비 275%의 1.5배에 해당하는 보너스를 포함해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해당 금액은 18개월에 나눠 지급된다. 또한 회사 성과에 따라 지급되는 올해 보너스도 11개월 일한 만큼 상응하는 금액을 받는다. 이 금액을 모두 합치면 1000만달러에 이른다고 한다.
한편 미 CNBC 방송은 겔싱어 전 CEO의 후임으로 인텔이 외부 인사를 고려하고 있다며 전했다. 그동안 내부 인사를 CEO로 추대해 온 인텔의 관행을 깨는 것이다.
한편 겔싱어 전 CEO는 2021년 인텔 CEO로 취임하며 기대를 모았다. 인텔은 한때 PC 중앙처리장치(CPU) 시장을 제패하며 세계 최대의 반도체 기업으로 떠올랐지만, 2000년대 이후 모바일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 클라우드 등에서 경쟁 기업들에 뒤처지며 침체에 빠졌다.
결국 인텔 주가는 올해만 52% 폭락했고, 미국 주요 주가지수인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다우지수) 편입 25년 만에 제외되는 굴욕도 겪었다. 내년에는 전체 인력의 15%를 감원하고 100억달러 규모의 비용 절감 등 대규모 구조조정도 앞두고 있다.
이에 대해 CNBC는 "인텔은 핵심 사업에서 시장 점유율을 잃었고, AI 시장도 개척하지 못해 장기간 침체에 빠졌다"며 "겔싱어 전 CEO의 임기 동안 주가와 시장 점유율은 더 폭락했다"고 지적했다.
임주형 기자 skepped@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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