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새벽 출근해 밤새 근무
자본시장 풍문 유포 단속
외환시장 모니터링
증권사 CEO 간담회도 재개 예정
"지금 야간선물, 환율 보고 받았습니다. 시장에서 매도 움직임이 나오겠지만, 곧 진정될텐데 지금이 정말 중요합니다."
"전시(戰時)도 아닌데 증시 폐장은 말이 안 된다. 전 종목이 하한가를 기록해도 시장은 열려야 한다. 시장경제의 철칙이다."
지난 3일 밤 11시께 금융감독원 임원들은 전원 비상 체제로 돌입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3일 오후 10시25분께 용산 대통령실에서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비상계엄을 선포하자 금감원 임원들도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알려졌다.
비상계엄 선포 후 시장도 요동쳤다. 상승세를 보이던 코스피200 야간선물 지수는 비상계엄 선포 직후 3% 넘게 하락했고, 원·달러 환율도 가파르게 오르며 1440원을 돌파하기도 했다. 금감원 각 부서는 야간 시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임원에게 보고하며 추이를 주시했다.
비상계엄군이 국회로 진입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불안감이 커지자 금감원도 즉시 비상체제로 돌입했다. 이복현 금감원장은 임원들을 전부 소집해 새벽 1시 30분께 비상회의를 진행했다. 금감원은 현재 부원장보 10명 중 4명이 공석이다. 공석인 부문의 경우 부서장이 보고를 하는 등 업무 공백 없이 대응했다. 금감원 임원들은 회의를 마치고 일부는 집으로 돌아가 옷만 갈아입고 바로 출근했고, 나머지는 회사를 지켰다.
금감원은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4일 국내 증시 하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판단했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비상계엄이 해제되면 낙폭이 제한될 것으로 예상했고, 그런 상황이 아니라면 정치상황 급변동에 따라 외국인 투자자 등 모니터링을 강화한다는 시나리오별 대응을 마련했다"며 "오늘 상황만 본다면 낙폭이 제한적이라 다행스럽다"라고 말했다.
또 다른 금감원 관계자는 "이제부터는 정치적 불확실성 국면으로 진입했지만, 경제 섹터는 정치적 상황과 별개로 흔들림 없이 대응한다"며 "신속하게 점검반을 가동하고 시장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금감원은 비상계엄 선포로 인해 4일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이날 예정된 '금감원-증권사 CEO 간담회'를 무기한 연기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주요 일정을 다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당국과 업계가 현 상황을 잘 관리하자는 공감대가 필요하다"며 "메시지를 공유하는 차원에서 금융투자협회, 증권업계와 만나는 자리를 조만간 다시 마련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황윤주 기자 hy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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