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도체 제재에 보복?…中, 갈륨 등 이중용도품목 美수출 통제

美 제재 발표 하루 만에
이중용도 대미 수출 금지 조치

중국이 갈륨·게르마늄 등 첨단산업에 쓰이는 핵심 소재에 대한 대미(對美) 수출을 전면 금지하기로 했다. 미국이 전날 대중(對中) 반도체 수출 규제를 추가로 발표하자 맞불을 놓은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 상무부는 3일(현지시간) "수출통제법과 관련 규정에 따라 국가 안보와 이익을 보호하고 확산 방지와 같은 국제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이중용도 품목의 미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중국은 이중용도 품목을 민간용과 군사용으로 모두 사용하거나, 군사적 잠재력을 향상하는 데 도움이 되는 물자로 규정하고 이달부터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상무부에 따르면 이번 조치로 갈륨·게르마늄·안티모니와 초경질 재료 등 이중용도 품목은 대미 수출이 원칙적으로 차단된다.

또 흑연 관련 이중용도 품목의 경우 대미 수출 시 최종 사용자나 사용처 등을 엄격하게 검토하기로 했다.

이중용도 품목을 미국 군사 사용자에게 수출하거나, 군사 용도로 수출하는 행위도 금지하도록 했다. 이번 조치는 이날부터 시행된다.

상무부는 이와 관련해 "관련 규정을 위반하고 중국이 원산지인 이중용도 품목을 미국에 수출하거나 제공한 모든 국가와 지역의 조직·개인은 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져야 한다"고 했다.

이번 조치는 미국의 대중 반도체 수출 규제에 보복 조치로 해석된다.

중국 상무부는 수출 통제 배경과 관련해 "최근 몇 년 동안 미국은 국가 안보 개념을 과도하게 확대하고, 경제, 무역, 과학 기술 문제를 정치화하고 무기화했다"고 설명했다.

또 "수출 통제 조치를 남용하고, 관련 제품의 대중국 수출을 부당하게 제한했으며, 많은 중국 기업을 제재 대상에 포함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억압과 봉쇄를 위한 제재 목록은 국제 무역 규칙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기업의 정당한 권익을 심각하게 침해했으며, 글로벌 산업 및 공급망의 안정성을 심각하게 해쳤다"고 주장했다.

다만 "중국은 수출통제 분야에서 관련 국가 및 지역과 대화를 강화하고 글로벌 산업체인과 공급사슬의 안전과 안정을 공동으로 추진할 의향이 있다"고 했다.

미국 상무부 산업안보국(BIS)은 2일(현지시간) 수출통제 대상 품목에 특정 고대역폭메모리(HBM) 제품을 추가한다고 관보를 통해 밝혔다.

HBM은 여러 개의 D램을 수직으로 쌓아 올려 만든 고성능 메모리로 인공지능(AI) 가속기를 가동하는 데에 필요하다.

김민영 기자 argus@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