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국차·하이브리드 선호에 밀려 고전
국내서도 비슷한 성과 전망
"브랜드 이미지 마케팅에 승패 갈려"
세계 최대 전기차 생산업체인 비야디(BYD)가 올해 일본 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전년 대비 성장했지만 자국 업체, 내연기관 차량 선호 풍조와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의 벽에 막혔다는 분석이다. 국내 시장에서도 비슷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는 3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BYD 일본시장 현황과 국내 업계 시사점' 보고서를 발표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BYD는 올해 1~9월 일본 시장에서 1742대의 승용차를 판매했다. 전년 동기 대비 96.6% 증가한 규모다. BYD는 일본 시장에서 2023년 1월부터 본격 인도를 개시한 이후 매년 1만대 판매를 목표로 내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지만 당초 목표치에는 크게 못 미치는 성과였다.
BYD는 준중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 아토(ATTO)3를 시작으로 돌핀, 씰 등 3종을 출시했지만 일본 정부의 전기차 보조금 제도 개편 이후 실적이 하락했다. 지난 4월부터 일본 청정에너지차 보조금에 충전·정비 인프라, 사이버 보안 대응 등이 평가 항목에 추가되면서 구매 보조금이 65만~85만엔에 이르던 보조금이 35만엔까지 줄어든 것이다.
또한 일본 내수 시장의 자국 브랜드 선호 풍조도 넘기 힘든 벽이었다. 지난해 일본 승용차 시장에서 해외 브랜드 점유율은 6%에 불과했다. 전기차가 비선호 차량으로 꼽힌 점도 악재로 작용했다. 일본 친환경차 시장에서도 토요타, 혼다, 닛산 등의 전략에 따라 하이브리드차(HEV)가 강세였으며 순수전기차(BEV)와 연료전지전기차(FCEV)의 판매 비중은 2.2%에 그친 것이다. 일본 내수시장 전기차 판매량은 지난해 12월부터 10개월 연속 전년 대비 역성장을 거듭하며 지속해서 감소세를 보였다.
BYD는 '중국산'과 '전기차'에 대한 소비자 인식을 바꾸기 위해 오프라인 중심으로 현지화 전략을 채택했다. 지난 10월 기준 공식 매장이 33곳이지만 올해 말까지 90개소로 늘릴 계획이다. 현지 부품사와 협력해 전기차 정비인력 교육도 실시 중이다. 보조금 삭감에 대응해 연말까지 최대 40만엔에 달하는 자체 지원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급속 충전기도 내년까지 100곳 이상에 설치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5년까지 일본 전역에 판매점 100개소 이상 확보 및 연간 3만대 판매를 달성하겠다는 방침이다.
우리나라 시장도 일본과 비슷한 측면이 있는 만큼 유사한 방식의 진입 전략을 세울 것으로 보인다. 국내 승용차 시장도 올해 1~9월 기준 국산차 점유율이 81%로 집계됐다. 수입차 판매도 일부 브랜드에 집중되는 경향을 보인다. '중국산'이라는 인식을 뛰어넘고 브랜드 충성도를 확보해야 하는 실정이다.
전기차 판매 역시 일본처럼 주춤한 상황이다. 올해 1~9월 기준 국내 신규 등록 전기차는 10만8000대 수준으로 전년 대비 7.9% 줄었다. 수입 전기차는 지난 9월 기준 2753대로 3개월 연속 감소세다.
보고서는 "BYD는 국내 시장에서도 일본처럼 초기에는 제한적 성과를 거둘 것"이라며 "국내 소비자들은 신차 구매 시 가격과 브랜드 이미지를 중요하게 고려하기 때문에 출시 이후 마케팅 효과에 따라 중장기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와 함께 국내 전기차 산업 보호 및 시장 경쟁력 강화를 위한 지원과 투자 확대가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KAMA 관계자는 "중국 전기차 업체의 국내시장 진출 본격화는 내수 부진이 지속된 신차 시장에 새로운 도전과제가 될 것"이라며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내수 시장 활성화와 장기적인 연구개발(R&D) 투자 확대 등 전기차 산업 경쟁력 확보 방안을 강구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민우 기자 letzw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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