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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억대 적자'…美사업 접는 '휠라 오너 2세'[Why&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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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 사업재편 '속도'
미국 사업 잠시 접고, '효자' 아쿠쉬네트 집중
자회사 배당 통해 현금 확보…윤 대표 승계자금 의혹도

윤근창 휠라홀딩스 대표가 사업구조 재편에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실적이 부진한 미국 사업을 구조조정하고, 회사의 캐시카우로 부상한 골프복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는 모습이다. 윤 대표는 윤윤수 휠라홀딩스 회장의 아들로 2018년부터 글로벌 스포츠 브랜드 휠라를 이끌고 있다.


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휠라홀딩스는 영업실적에 대한 전망 공시를 기재 정정하면서 미국 법인(미국·캐나다·멕시코)의 연간 영업손실액이 500억원에서 700억원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기존에 예상했던 영업손실 전망치(400억~600억원)에서 늘어난 것이다.

미국 법인의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80억원)까지 반영하면 올해 영업손실 규모는 680억~ 88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달러당 평균 원화의 가격이 종전보다 70원이나 올랐지만, 미국 사업의 부진은 예상보다 컸던 것으로 파악된다.


적자 누적 미국 사업 구조조정

'1000억대 적자'…美사업 접는 '휠라 오너 2세'[Why&Nex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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휠라홀딩스는 미국에 세웠던 사업과 법인을 정리하며 빠르게 규모 축소에 들어간 상태다. 3분기 중 휠라홀딩스는 휠라 미국법인의 종속기업이었던 '휠라 온라인'을 정리하고 휠라 미국 법인에 합병했다. 해당 기업은 북미 지역에서 휠라 제품을 판매하는 온라인몰로 현재는 운영을 하고 있지 않다. 대형마트 '코스트코'나 할인 백화점 '로스 스토어' 등에 휠라 제품을 유통하는 것도 모두 중단했다.


이 회사의 미국 사업은 윤윤수 회장이 2007년 휠라글로벌을 인수하면서 지배력을 갖게 됐다. 휠라는 1911년 이탈리아에서 시작한 스포츠용품 브랜드로 윤 회장은 2005년 휠라코리아를 인수한 데 이어 2년 뒤 휠라 본사까지 흡수했다. 윤 대표는 2007년 미국 법인으로 입사해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지내며 미국 법인을 3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휠라는 미국에서 매년 실적이 뒷걸음쳤다. 재고 소진을 위해 저마진의 유통채널에 제품을 판매하면서 브랜드 이미지가 떨어졌고, 이는 영업적자로 이어졌다. 휠라 미국 법인은 2022년 66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적자폭이 1420억원으로 불어났다.


휠라홀딩스는 미국 법인 구조조정을 통해 프리미엄 브랜드로 이미지를 재구축하겠다는 포부다. 사업 중단을 통한 재무구조 개선도 기대하고 있다.


효자 사업 아쿠쉬네트 사업 확대

휠라홀딩스는 현재 휠라와 함께 골프용품 사업인 아쿠쉬네트를 운영 중이다. 부진한 미국 사업을 정리하면서 휠라홀딩스는 전체 매출의 75% 이상을 차지하는 아쿠쉬네트의 사업 확장 카드를 꺼내 들었다. 이를 통해 미국 사업으로 줄어든 매출을 방어하려는 의도다. 아쿠쉬네트는 골프 전문 브랜드인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PG 골프 등의 장비와 의류 사업을 하는 회사다. 휠라홀딩스의 100% 자회사인 매그너스홀딩스가 지분 51%를 확보하고 있다. 아쿠쉬네트의 매출은 지속 성장 중인데, 올해 1~3분기 아쿠쉬네트의 전체 매출액은 2조7218억원으로 지난해(2조5604억원)보다 2000억원가량 늘었다. 브랜드 중에선 타이틀리스트 매출이 2조원대로 가장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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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쿠쉬네트는 호찌민시에 지난 8월 아쿠쉬네트 베트남 법인을 만들었다. 현재 아쿠쉬네트는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 한국, 일본에 법인을 두고 브랜드 제품의 판매와 관리를 하고 있다. 네덜란드와 태국에서는 타이틀리스트, 풋조이 제품 생산을 목적으로 하는 공장도 두고 있다. 베트남 법인의 경우 태국처럼 생산 공장으로 제한을 두는 것이 아니라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골프 사업 확장을 위한 기회를 모색하기 위해 법인을 둔 것으로 분석된다.


휠라홀딩스 관계자는 " 사업과 관련한 의사결정은 아쿠쉬네트 쪽에서 하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사업 전략을 자세하게 파악하기는 어렵다"며 "아쿠쉬네트는 휠라홀딩스의 기반을 탄탄하게 하는 데 많은 도움을 주고 있고, 성장성도 높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곳간에는 현금 쌓고…신사업 힘주는 휠라 2세

최근 휠라홀딩스는 자회사 배당을 통해 곳간에 현금을 쌓았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회사는 1131억원의 배당금을 받았다. 이는 100% 자회사인 'GLBH 홀딩스'가 배당한 것이다. 이 회사는 종속회사인 휠라 룩셈부르크를 통해 휠라홀딩스가 휠라의 중국 사업을 위해 중국기업 안타스포츠와 함께 만든 합작법인 '풀프로스펙트'의 지분(15%)을 보유하고 있다. 휠라홀딩스는 풀프로스펙트로부터 배당금과 순매출 3%를 수익으로 올리는데, 올해 배당금 규모를 크게 늘렸다.


지난해 3분기만 해도 휠라홀딩스는 이 회사로부터 분기 배당을 받지 않았다. 올해 3개 분기 동안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은 5000억원 정도인데 이 중 5분의 1이 중국 합작법인 배당금으로 발생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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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이 회사는 지난달 이후 매그너스홀딩스(아쿠쉬네트)로부터 중간배당을 통해 1000억원, 휠라코리아로부터는 480억원을 수취했다. 매그너스홀딩스 배당의 경우 종속기업 투자주식의 자본금을 회수하며 중간배당 형태로 받은 것으로 파악된다.


휠라홀딩스는 신사업 확장과 주주환원에 자금을 사용할 것으로 보인다. 휠라홀딩스는 2022년 '위닝 투게더' 프로젝트를 발표하며 2026년까지 1조원을 주주환원(비중 55%), 브랜드 가치 재정립(24%) 등을 위해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주주환원을 위해 사용되는 최대 자금은 6000억원 정도다.


신사업은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들의 중국 시장 유통, 신규 브랜드 론칭 등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휠라홀딩스는 지난해 8월 홍콩에 100% 자회사인 '미스토 브랜드 홀딩스'를 세웠다. 이 회사는 자회사로 '만토바 브랜드 매니지먼트', '미스토 브랜드 매니지먼트' 두 곳을 두고 있다. 만토바 법인은 마르디, 마뗑킴, 마리떼 등 국내 디자이너 브랜드의 중국 유통사업, 미스토 법인은 신규 브랜드 론칭 사업을 전개해 나갈 계획이다. 이런 신사업 확장을 위해 휠라홀딩스는 미스토 브랜드 홀딩스에 500만달러(70억원) 유상증자에 나서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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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각에서는 휠라홀딩스가 배당 확대를 통해 윤 대표의 승계 자금을 마련하는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나온다. 3분기 기준 휠라홀딩스는 최대 주주인 피에몬테에 배당금으로 158억원을 지급했다. 지난해 3분기 기준 피에몬테에 지급한 배당금 120억원보다 약 40억원 많은 금액이다. 피에몬테의 주주 구성을 보면 윤근창 대표의 아버지인 윤윤수 회장이 75.18%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고, 이어 케어라인(20.77%), 윤근창 사장(4.05%) 순이다. 윤근창 사장은 케어라인의 최대 주주(지분 60.2%)이기도 하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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