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다가 갑자기 소름 쫙"…AI로봇 단체퇴근 영상에 난리난 中

"야근 중이야?" "같이 집에 가자"
사람처럼 대화…탈출 시도
누리꾼 "웃다가 소름 끼쳐"

중국에서 AI(인공지능) 로봇이 다른 로봇들을 이끌고 함께 탈출하는 장면이 포착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AI 로봇 '얼바이'가 다른 로봇들을 이끌고 전시장 탈출을 시도했다. 더우인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지난 8월 중국의 한 전시장에 자리한 AI 로봇이 다른 로봇들을 이끌고 집단 탈출했다고 보도했다. 내용에 따르면 이 사건은 자정 무렵 녹화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통해 최근에서야 알려졌다. 영상에는 '얼바이'란 이름을 가진 키 0.5m의 하얀색 소형 로봇이 어두운 전시장 벽에 세워진 여러 로봇에게 다가가는 모습이 담겼다.

AI 로봇 '얼바이'가 다른 로봇들을 이끌고 전시장 탈출을 시도했다. 더우인

이들은 마치 사람처럼 대화를 나누며 소통했다. 먼저 얼바이는 한 대형 로봇 앞에 멈춰 선 채 "야근하고 있니?"라고 물었다. 그러자 얼바이보다 더 큰 로봇이 "우리에겐 퇴근이 없어"라고 답했다. 얼바이가 다시금 "집에 갈래?"라고 묻자, 큰 로봇은 "나는 집이 없어"라고 반응했다. 이에 얼바이는 "그럼 나랑 같이 집에 가자"라며 큰 로봇을 이끌었다. 그뿐만 아니라 다른 로봇들에게도 "집에 가자"고 말하며 함께 전시장 출구 쪽으로 이동했다. 이후 직원들은 로봇이 사라진 것을 발견하고 당황한 기색을 보였다.

해당 영상은 중국의 틱톡인 '더우인'에서 조회수 3000만 회를 돌파하며 큰 화제를 모았다. 영상을 게시한 이용자에 따르면 얼바이는 저장성 항저우에 위치한 스타트업 '얼바이 인텔리전트 테크놀로지'가 개발한 제품이었다. 이 회사는 얼바이를 비롯한 로봇들을 통해 실험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들은 "영상 속 상황이 사전 프로그래밍이 된 실험이었고, 로봇은 복도 출구를 집으로 인식하도록 설정됐다"며 "'집으로 가라'는 명령이 내려지면 그곳으로 향하도록 프로그래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는 로봇이 다른 로봇과 상호 작용하고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평가하기 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영상을 접한 현지 누리꾼들은 흥미로움을 드러냄과 동시에 AI의 자율성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이들은 "웃다가 갑자기 식은땀이 났다" "인공지능의 자율성에 소름이 돋았다" "훗날 인간이 로봇에게 지배당할 것만 같다" "디스토피아 미래가 연상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정예원 인턴기자 ywjung@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