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가 말레이시아 반조립제품(CKD) 위탁생산 공장을 늘리기로 했다. 현지 내수시장은 물론 인근 동남아시아 다른 국가까지 판매를 늘리기 위한 행보다. 현대차는 아세안 일대를 신흥시장으로 보고 최근 투자를 늘려왔다.
26일 회사 설명을 종합하면 현지 가동 중인 완성차 위탁생산 공장을 늘리기 위해 내년부터 2030년까지 총 21억5900만링깃(4억7900만달러, 약 6700억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현지 파트너사 이노콤과 함께 현지에서 현대차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기아 다목적차량(MPV) 카니발 등을 생산하고 있다. 한국에서 차체나 모듈 등을 반조립제품 상태로 보내 현지에서 최종 조립해 판매하는 방식이다.
이번 투자는 기존 이노콤 공장을 확장하는 것으로 내년 중반부터 MPV 스타리아를 생산하기로 했다. 연 2만대로 시작해 점차 늘릴 계획이다. 이후 현대차와 고가 브랜드 제네시스의 중·대형 SUV, MPV 등으로 제품군을 늘릴 예정이다.
현대차는 "초기 내연기관과 하이브리드 모델을 중심으로 위탁생산을 시작하고 추후 현지 친환경정책에 맞춰 전기차 위탁생산을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판매를 늘리기 위해 충전 인프라를 짓는 한편 배터리 생산시설도 짓기로 했다.
현지에서 만드는 위탁생산 차량은 현지 내수를 비롯해 인근 동남아 국가로 수출하기로 했다. 30% 정도를 수출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회사 측은 "나날이 커지고 있는 동남아시아와 말레이시아 중요성을 고려해 투자를 결정했다"며 "일자리 창출, 현지 인력 육성 등 지역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라고 전했다.
아세안 시장은 인구가 많고 그간 자동차 보급이 더뎌 향후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으로 현대차는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태국 등 주요 동남아 국가에선 일찌감치 진출한 일본 완성차 업체가 점유율이 높은 편이다. 현대차는 베트남 등 다양한 곳에 현지 업체와 협력해 위탁생산 공장을 짓는 한편 싱가포르·인도네시아에는 직접 완성차 공장을 짓고 현지 판매를 늘려왔다.
최대열 기자 dychoi@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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