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건설, 새로운 도약] 삼성물산 건설부문
카타르·괌·호주 등서 프로젝트 수행
그린수소·SMR 등 투자 수주 적극적
해외 정부투자기관·글로벌 기업과 동맹
종합 에너지 솔루션 제공자로 점프
국내 건설사들의 최근 키워드는 ‘지속가능한 성장’이다. 고금리에 원자재 가격·인건비 인상 등으로 국내 부동산 시장이 위축되면서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한 지속가능한 성장은 선택이 아닌 생존 요건으로 자리매김했다. 건설사들이 공략 포인트는 글로벌 건설 현장과 신사업이다. 검증된 시공 능력을 바탕으로 해외 현장 곳곳을 누비며 새로운 일거리를 찾고 있다. 주택 수주와 시공에 집중된 사업구조에서 탈피해 신사업도 키우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성과로 이어지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발표를 보면, 올해 들어 10월까지 국내 건설사들은 해외에서 479건, 총 285억2587만 달러를 수주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약 39조9191억원으로, 1년 전보다 11.2% 증가한 수치다. 여기에 더해 더욱 편안한 미래 주거 공간을 창출하기 위해 기술력을 확보하기 위한 노력도 병행하고 있다. 아파트 건설부터 준공 후 입주민들을 위한 서비스에도 스마트 기술을 접목하려는 연구개발(R&D)이 한창이다. 아시아경제는 경기 한파를 이겨내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국내 건설사들의 성과와 다양한 노력을 ‘K건설, 새로운 도약’을 통해 소개한다. [편집자 주]
삼성물산 건설부문이 친환경 에너지를 중심으로 빠르게 사업을 재편하고 있다. 적극적인 투자와 수주는 물론 글로벌 동맹을 바탕으로 속도감 있게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특히 해외 곳곳에서 태양광, 청정 수소, 소형모듈원자로(SMR) 등 친환경 에너지 관련 수주를 따내며 역량을 키우는 중이다. 이를 통해 ‘토탈 에너지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주택 수주와 단순 시공 중심의 전통적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먹거리를 발굴하려는 행보다.
태양광 다수 프로젝트 수행…그린수소·SMR까지 넓혀 사업 구체화
삼성물산 임직원들이 2022년 괌 망갈라오 태양광 발전시설을 완공한 후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이 프로젝트는 삼성물산이 태양광 패널 모듈을 단순 설치하는 것을 넘어 설계·조달·시공(EPC), 운영까지 도맡은 첫번째 프로젝트다.
삼성물산은 현재 카타르를 비롯해 괌, 호주 등 해외에서 친환경 에너지 프로젝트를 수행 중이다. 특히 카타르에서는 현지 최대 규모의 태양광발전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축구장 1400개 크기의 부지에 발전용량은 875㎿에 달한다. 완공되면 약 150만 가구에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규모다. 현지 에너지 관련 기반시설과 국가 전력망에 전력을 공급하는 국가적인 프로젝트다.
지난 2022년 마무리한 ‘괌 망길라오 태양광 프로젝트’가 밑거름이 된 사업이다. 삼성물산은 망길라오 프로젝트를 통해 태양광 패널 모듈을 단순 설치하는 것에서 벗어나 설계·조달·시공(EPC)과 운영까지 모든 단계에 걸쳐 역량을 쌓을 수 있었다.
이번 달에는 한국전력·동서발전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괌 에너지저장장치(ESS) 연계 태양광 사업을 수주하면서 추가 사업도 확보했다. 삼성물산은 2027년까지 132㎿ 규모 태양광 설비와 84㎿ 규모 BESS 발전소 건설공사를 전담해 수행한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태양광 프로젝트를 연이어 성공적으로 수행하면서 추가적인 기회를 확보하고 있다"며 "네트워크를 지속해서 확대하고 태양광 관련 시황을 확인해가며 구체적인 성과를 창출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태양광으로 시작된 친환경 에너지 사업은 그린 수소·암모니아 등 에너지믹스 분야로 확대하고 있다. 그린 수소와 암모니아는 친환경 에너지 중에서도 에너지 전환의 핵심으로 거론된다.
삼성물산은 오만 정부가 발주한 그린수소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본격적인 시장 창출에 나섰다. 오만 정부는 세계 최대 그린수소 허브를 목표로, 친환경 에너지 생산에 적합한 그린수소 존(Zone) 3곳을 발표한 바 있다. 삼성물산은 일본 마루베니를 비롯한 글로벌 기업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지난해 12월 2단계 살랄라 지역의 100만톤 규모 그린수소·암모니아 사업권을 경쟁입찰 없이 단독으로 부여받았다.
해외 정부투자기관, 글로벌 선도업체와도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사우디아라비아와 아랍에미리트(UAE) 등 중동지역에서는 정부투자기관과 직접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이를 통해 사우디아라비아투자부(MISA), 국부펀드(PIF)와 그린수소 생산·활용을 위한 실증사업을 진행 중이다. 신재생에너지 자원이 풍부한 호주에서는 현지의 글로벌 에너지 전문업체와 협력해 태양광·풍력 등 재생단지를 조성하고 그린수소 생산설비를 구축하는 구체적인 개발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국내에서는 경북 김천시에 그린수소 생산 실증사업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다음 달까지 수전해 설비(전기로 물을 분해해 수소 생산) 등 구축을 완료하고 내년 1월부터 실제 생산에 나선다.
SMR도 성과를 내기 위해 노력 중이다. 글로벌 SMR 시장 1위 업체인 미국 뉴스케일파워에 7000만 달러(한화 약 970억원)를 투자하고 인력교류와 기술 협력을 시작했다. 동유럽과 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서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 위한 협력도 구체화하고 있다. 실제 성과도 드러나고 있다. 미국의 뉴스케일·플로어·사전트 앤 룬디 등 3곳과 함께 루마니아 도이체슈티 지역의 화력발전소를 SMR로 교체하는 사업에서 기본설계(FEED)를 따냈다. 루마니아 SMR건설 사업은 글로벌 SMR 프로젝트 중 사업 실행이 가장 빠른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이 프로젝트는 SMR 시장으로서도 매우 중요한 첫 번째 이정표적인 사업"이라며 "우리가 유럽으로 시장을 확대하는 교두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일본 등 글로벌 기업과 사업 동맹…친환경 에너지 밸류체인 구축의 ‘키(KEY)’
삼성물산이 친환경 에너지 사업을 확대할 수 있는 것은 글로벌 기업과의 사업 동맹이 큰 힘이 됐다. 세계적으로 인정받은 삼성물산의 건설 역량에 글로벌 기업의 친환경 사업 역량이 더해져 사업개발-생산-운송-저장-운용에 이르는 밸류체인 기술을 빠르게 확보해나가고 있다.
액화수소 저장과 재기화를 위한 기술 개발에는 삼성물산의 자회사이자 세계적인 에너지 저장시설 전문 설계업체인 웨소(Whessoe)와 역량을 결합했다. 그 성과로 지난해 10월에는 국제인증기관인 DNV로부터 세계 최대 용량의 액화수소 저장탱크 설계 인증을 획득했다. 액화수소는 기체 상태인 수소를 극저온으로 냉각해 액화한 것이다. 이번에 인증받은 액화수소 저장탱크의 용량은 약 2800톤으로, 수소차 50만대 이상을 한 번에 충전할 수 있는 규모다.
일본 치요다화공건설과 협력관계를 구축해 그린수소의 안정적인 운송과 저장을 위한 역량도 쌓아가고 있다. 이 회사와는 수소를 유기용매에 녹여 액화 보관하는 방법으로 수소를 대량 운송하는 실증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이 밖에 수전해 기술 확보를 위해 다수의 글로벌 전문기업과 사업 동맹을 구축해가고 있으며, 국내 주요 기업과는 인프라 구축 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전략 시장과 상품 경쟁력을 높여 수익성을 중심으로 하는 사업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신사업을 더해 지속가능한 성장을 확고히 해나갈 계획"이라며 "시장 확대를 위해 지금까지 기반을 닦아온 친환경 에너지 등 분야에서도 구체적인 성과 창출을 통해 확고한 성장기반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민 기자 hm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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