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비계획안 주민설명회 열려
일부 동 중저층 계획도 반대
"서울시 자문 결과" 반론도
지난 22일 서울 양천구 해누리타운에서 열린 ‘목동10단지 재건축 정비계획안’ 설명회에서 주민들은 이 같은 불만을 쏟아냈다. 이 아파트에 거주 중인 추승준(68)씨는 “계획을 바꾸기에는 너무 늦었다”면서 “우선 반대 의견을 피력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양천구 신정동 310·311 일대 목동10단지 아파트(면적 19만4686㎡)는 1987년 준공돼 올해 37년 차다. 지난해 1월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한 후 신속통합기획 자문사업을 통해 정비계획안을 마련했다. 목동 14개 단지 중 6·4·14·8·13·12단지에 이어 7번째다. 기존 15층, 2160가구를 최고 40층, 4045가구(공공주택 510가구 포함) 규모 대단지로 재건축하는 내용이다. 이날 설명회는 이에 대한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열렸다.
"공원 탓에 수익성 저하 우려"
가장 큰 쟁점은 공원 배치 문제였다.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단지 북동쪽 가장자리에 직사각형 모양의 근린공원이 들어서는데, 이로 인해 수익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것이 주민들의 불만이다. 한 50대 주민은 “아파트를 지어도 모자랄 ‘금싸라기땅’에 공원을 만드는 것이 말이 되느냐”면서 “공원 이용가치도 지나치게 떨어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주민도 “공원이 가장자리를 차지하고 있어 단지가 한쪽으로 쏠린 느낌이 든다”며 “이 자리에 아파트를 배치해 동 간 간격을 넓히는 것이 주거 환경 개선에도 유리하다”고 강조했다.
정비계획안을 마련한 도시계획업체 KTS엔지니어링의 황성식 상무는 이날 “상위 계획인 지구단위계획에 이미 공원 위치가 정해져 있다”면서 “지구단위계획이 바뀐 지 얼마 되지 않아 큰 폭으로 바꾸기도 어려운 상태”라고 답했다. 다만 “건축심의 등 향후 단계에서 계획 내용이 변경될 여지는 있다”고 부연했다.
"타 단지보다 불리…용적률 인센티브 제공해야"
층수에 대한 반발도 컸다. 목동10단지는 인근 김포공항으로 인해 고도 제한을 적용받아 최고 40층까지만 지을 수 있다. 일부 앞 동의 경우 15층 중저층으로 계획됐다. 한 주민은 “일부 동을 15층으로 낮게 지으면서 동 개수가 많아지고 건폐율이 올라가 답답한 느낌이 든다”면서 “고도제한을 해제할 수 없다면 동별 배치라도 유연하게 해 15층 건축물을 25~30층까지 높일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또 다른 주민은 “10단지의 경우 비행·도로 소음이 심하고 높이 제한도 있는데 다른 단지와 동일한 300% 용적률을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다”며 “용적률 인센티브가 추가로 제공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론도 만만치 않았다. 주민 이모씨는 “재건축 기대감이 커지자 주민들이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향이 있다”며 “지구단위계획을 기반으로 정비계획안을 만드는 것인데, 근본을 흔들고 있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또 다른 주민도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기 위해 서울시 자문을 받은 것 아닌가. 이 정비계획안에 반대하면 사업은 더뎌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도 스카이브릿지 등 특화 디자인 도입, 도로·비행 소음 대책, 운동시설 확충 등과 관련한 요구가 나왔다.
양천구는 다음 달 23일까지 정비계획안 공람을 실시, 주민 의견을 수렴한 후 신속통합기획 자문회의(2차)를 거쳐 서울시에 정비구역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다. 이르면 내년 상반기 정비구역으로 지정될 것으로 보인다.
권현지 기자 hjk@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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