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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우크라에 ICMB 아닌 중거리 미사일 발사"…서방 경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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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방 공격 확대 시 단호히 대응"
젤렌스키 "확전 2단계"…동맹국 대응 촉구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이 1000일 넘게 이어지며 점점 격화되고 있다. 우크라이나가 미국과 영국의 중거리 미사일로 첫 러시아 본토 공격을 감행하자 러시아는 신형 중거리 미사일로 우크라이나를 타격했다.


AP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21일(현지시간) 국영방송 대국민 연설에서 "미국·영국의 장거리 무기 사용에 대응해 러시아군은 이날 우크라이나의 군사산업단지 시설 중 하나에 복합 공격을 했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EPA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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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틴 대통령은 "최신 러시아 중거리 미사일 시스템 중 하나를 시험했다"며 핵탄두를 장착하지 않은 이 극초음속 미사일의 이름이 '오레시니크(개암)'라고 소개했다. 또 "시험은 성공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레시니크에 대해 초음속 무기이고, 마하 10의 속도로 목표물에 도달해 서방의 미사일 방어를 무용지물로 만든다고 강조했다. 매튜 세빌 왕립연합군사연구소 군사과학 책임자는 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주장에 대해 "미국의 첨단 패트리엇 시스템이라도 방어하기 매우 어렵다"고 평가했다.


또 푸틴 대통령은 "우리는 우리 시설에 대한 공격에 그들의 무기를 사용하도록 허용하는 국가의 군사 시설에도 우리 무기를 사용할 권리가 있다"며 "공격적 행동이 확대되는 경우 우리도 마찬가지로 단호하게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우크라이나군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에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발사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나 푸틴 대통령은 ICBM이 아닌 신형 중거리 탄도 미사일이라고 말했다. 미국 당국자들도 ICBM이 아닌 중거리 탄도미사일이 사용된 것으로 판단한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이는 최근 미국과 영국이 우크라이나에 자국산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공격할 수 있도록 승인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로 풀이된다. 우크라이나는 지난 19일과 20일 미국에 지원받은 에이태큼스(ATACMS), 영국산 스톰 섀도(프랑스명 스칼프) 미사일을 각각 이용해 러시아 본토를 타격했다. 우크라이나의 동맹국들에 경고 메시지를 날린 셈이다.


푸틴 대통령은 연설에서 러시아가 미국이 유사한 사거리의 미사일을 개발하고 배치하는 것에 대응해 오레시니크를 개발했다고 말했다. 러시아는 그간 자국 영토에 대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의 미사일 공격은 나토의 직접 개입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해 왔다. AP통신은 "러시아가 발사한 탄도 미사일은 우크라이나 드니프로의 군·산업 시설을 공격했지만, 실제 임무는 나토에 새로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에 신형 극초음속 미사일을 발사하기 30분 전에 자동 핵확산 방지 핫라인을 통해 미국에 사전 통보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국은 공격 직전에야 간략하게 통보받았다고 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옛 트위터)에서 러시아의 새로운 중거리 탄도 미사일 사용에 대해 "전쟁의 규모와 잔혹함이 명백하고 심각하게 확대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번 신무기 사용은 북한군을 전선에 투입한 것에 이어 러시아가 "확전으로 가는 두 번째 단계"에 들어섰다고 주장했다. 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맹국들을 시험하고 있다며 세계 지도자들에게 러시아에 압박을 가할 것을 촉구했다.


파라흐 다클랄라 나토 대변인은 러시아의 미사일 발사를 비판하며 "미사일 배치에도 갈등의 방향은 바뀌지 않을 것이고, 나토 동맹국이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을 막을 수도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민간인을 보호하고 중요한 민간 인프라를 공격하지 말라"며 "모든 것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AP통신은 익명의 미국 관리 두 명의 말을 인용, 러시아가 이 같은 시험용 미사일을 몇 대만 보유하고 있으며 우크라이나에 정기적으로 배치할 가능성은 없다고 밝혔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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