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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업체 '빅딜' 잇따른 무산…M&A 시장도 '삼전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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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실적 부진' 여파 가스업체 '빅딜' 2건 잇따라 무산
인프라성 투자로 선호도 높았던 가스업체 인기 '시들'
남은 '빅딜' SK스페셜티, 삼전 의존도 낮아…아직 순항 중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매각이 무산되는 등 인수합병(M&A) 시장에도 삼성전자 실적 부진 여파가 이어지고 있다. 에어프로덕츠코리아에 이어 삼성전자를 주력 고객사로 두고 있는 가스업체의 '빅딜'이 또다시 좌초됐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의 부진 때문에 M&A 시장도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2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 에어프로덕츠코리아, SK스페셜티 등 올해 M&A 시장에 나온 가스업체 매물 3곳 가운데 SK스페셜티를 제외한 나머지 두 곳의 매각이 무산됐다. 몸값 5조원까지 거론되며 올해 '최대어'로 불렸던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돌연 매각을 취소했으며 효성화학은 20일 스틱인베스트먼트·IMM 프라이빗에쿼티(PE) 컨소시엄과의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철회했다. 1조원 규모가 넘는 '빅딜'이 잇따라 무산된 것이다.

나왔다 하면 팔렸는데…삼전 실적 부진으로 '분위기 반전'
가스업체 '빅딜' 잇따른 무산…M&A 시장도 '삼전 여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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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세계 특수가스 3위, 에어프로덕츠코리아는 국내 산업가스 2위 업체다. 분야가 조금 다르지만 주력 고객사가 삼성전자라는 점은 같다. 특히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는 삼성전자로부터 나오는 매출 비중이 전체의 70%가 넘는다. 든든한 보증수표가 있기 때문에 상반기 매각 절차를 시작할 당시에는 분위기가 긍정적이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에 국부펀드까지 인수전에 뛰어들면서 적격후보(쇼트리스트)에 오른 입찰 후보가 9곳에 달했다.

그러나 하반기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1조3000억원까지 거론됐던 인수 가격이 1조원 아래로 조정됐다는 등 '불협화음'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전자의 실적이 부진한 데다 내년에 자본적 지출을 줄일 것이라는 시장의 전망이 봇물처럼 터져나오던 시점이다. 결국 효성화학은 거래가 무산됐음을 공시했다. 11개 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효성화학으로서는 재무구조 개편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앞서 에어프로덕츠코리아의 경우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5공장(P5) 건설이 전면 중단되면서 예상 몸값이 5조원에서 3조원대로 크게 하락한 것이 돌연 매각을 철회한 배경으로 지목됐다. P5는 에어프로덕츠코리아가 가스를 공급하기로 했던 공장이다.


가스업체는 그간 M&A 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대형 고객사와의 장기계약 덕분에 수익구조가 안정된 분야로 일종의 '인프라성 투자'로 통했다. 거래도 활발했다. 2019년 IMM PE가 린데코리아(현 에어퍼스트), 2020년 맥쿼리자산운용이 대성산업가스(현 DIG에어가스)를 각각 인수했으며 지난해에도 SG PE가 한국특수가스를 사들였다. 그러나 '삼성전자 위기론'으로 시장의 분위기가 바뀌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경수 삼일PwC M&A센터장은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할 수 있는 가스업체는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기업가치가 다른 분야보다 높을 정도로 인기가 많은 기업"이라며 "고객사의 부진으로 성장에 대한 기대가 감소하면서 매도 가격에 대한 '눈높이'가 서로 달라져 협상 결렬까지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SK 비중 높은 SK스페셜티 매각은 '맑음'

시장의 시선은 이제 올해 마지막 남은 가스업체 빅딜인 SK스페셜티로 향하고 있다. SK지주의 100% 자회사인 SK스페셜티는 특수가스 분야 세계 1위 업체다. SK그룹의 지배 구조개편(리밸런싱) 과정에서 매물로 나왔으며 현재 PEF 운용사 한앤컴퍼니를 우선협상자로 선정하고 가격 등 구체적인 조건을 협상 중이다. 12월 중 주식매매계약(SPA) 체결을 목표로 하고 있으며 몸값은 4조원대가 거론된다.

SK스페셜티는 삼성전자 의존도가 높은 에어프로덕츠코리아, 효성화학 특수가스사업부와 달리 현재까지 별다른 잡음없이 협상이 진행되면서 대조를 이루고 있다. SK스페셜티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한 SK그룹 계열사와의 거래 비중이 높으며 상대적으로 삼성전자 비중은 미미하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가스업체 거래가 잇따라 무산됐다는 점이 거래에 아예 영향이 없을 수는 없지만 협상이 순조롭게 진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오유교 기자 5625@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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