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시장 한파 계속될 것
내년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에도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높은 수준을 보이며 주택시장 한파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2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내년 백악관에 입성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각종 경제 정책으로 부동산 전문가들이 내년 모기지 금리 전망치를 잇달아 높이고 있다.
부동산 중개업체 레드핀은 내년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 평균 예측치를 기존 6.1%에서 지난 8일 6.8%로 상향 조정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는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올 연말까지 7% 내외의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내년 말까지 0.25%포인트 하락하는 데 그칠 것이라고 예측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도 내년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가 7%로 유지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미국에서 모기지 금리 7%는 주택시장 회복을 위협하는 마지노선으로 여겨진다.
미 모기지은행협회에 따르면 30년 만기 모기지 금리는 전날 기준 6.9%로 8주 연속 상승세를 보였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가 지난 9월 4년 반 만에 기준금리 인하에 나섰음에도 시장 전망과 다르게 모기지 금리는 치솟고 있는 것이다.
모기지 금리는 미국 10년 만기 국채 금리와 연동돼 움직인다.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대선 치르기 전부터 트럼프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 데 이어 당선 확정으로 가파르게 뛰었다.
10년물 국채금리는 지난 9월 3.6%로 지난해 5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한 뒤 최근 4.4%까지 올랐다. 트럼프 2기 행정부 집권으로 관세 부과에 따라 인플레이션이 재점화되고, 감세에 따른 재정적자 우려가 커진 게 국채 금리 상승 배경이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당선인의 불법 이민자 추방 정책이 주택 공급난을 심화시킬 것이라고도 관측했다. 주택 건설 현장의 인력 상당수는 불법 이민자로 구성돼 있는 탓이다.
이로 인해 주택 매물 부족이 가속화된다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는 주택 가격을 잡기는 더욱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방주택금융청에 따르면 8월 미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기 대비 3.7% 상승한 427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상태다.
지난 7월 들어 반등하던 주택 거래량은 다시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미 부동산중개인협회(NAR)에 따르면 9월 미국 기존주택 매매 건수는 전월 대비 0.5% 감소한 384만건(계절조정 연율 환산 기준)으로, 8월에 이어 두 달 연속 감소세를 기록했다.
캐피털이코노믹스의 토마스 라이언 북미 이코노미스트는 “(기준금리 하락으로) 모기지 금리가 점진적으로 하락할 것이라는 전망이 있었지만 더 이상 그럴 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며 “미국 주택시장은 경제학자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오랫동안 얼어붙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선진 기자 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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