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클 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부의장이 제롬 파월 의장과 마찬가지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해도 물러나지 않겠다는 의지를 확인했다.
금융감독 담당인 바 부의장은 20일(현지시간)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트럼프 당선인이 해임하려 할 경우 어떻게 할 것이냐는 질문에 "파월 의장이 말했듯, 우리는 정해진 임기를 수행한다"면서 "나 역시 내게 정해진 임기를 수행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민주당 소속인 조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바 부의장의 임기는 2026년 7월까지며, 파월 의장의 임기는 2026년 5월까지다.
이러한 발언은 Fed의 통화정책에 대통령이 개입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해 온 트럼프 당선인의 대선 승리로 중앙은행의 독립성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 가운데 확인됐다. 앞서 파월 의장 역시 트럼프 당선인이 사퇴를 요구할 경우 그만둘 것이냐는 질의에 "안 할 것"이라고 일축한 바 있다. 이날 바 부의장의 발언 역시 파월 의장과 맥락을 같이 한다. Fed 이사회는 의장 1명, 부의장 2명, 이사 4명으로 구성된다.
특히 바 부의장의 경우 버락 오바마 전 행정부에서 재무차관보를 역임한 데다, 트럼프 당선인의 정적인 바이든 대통령이 지명한 만큼 차기 행정부 출범과 함께 즉각 해임을 시도할 수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내다봤다. Fed 금융감독 부의장은 미국 은행 시스템에 특히 영향력이 큰 자리다. 규제 완화, 친 가상화폐 등을 앞세운 트럼프 당선인으로선 이 자리에 자신의 충성파를 앉히고자 할 것이란 관측이다. 바 부의장은 그간 가상화폐 규제를 주장해 왔으며 은행권의 가상화폐 취급과 관련해서도 지속해서 우려를 표해왔다.
현지 언론들은 트럼프 당선인이 Fed 이사진을 해임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있는지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이는 연방준비제도법 제10조의 해석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해당 법은 이사회의 각 이사는 '대통령이 정당한 사유로 조기에 해임하지 않는 한' 임기를 보장하지만, 여기서 '정당한 사유'가 어디까지 해당하는지를 두고 논란이 예상된다. 변호사 출신인 파월 의장은 앞서 미국 대통령이 자신을 비롯한 Fed 이사진을 해임하거나 강등시킬 법적 권한이 없다고 주장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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