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랜드사부터 ODM까지 '무차별 하락'
트럼프發 관세 폭탄 우려
"글로벌 수출 계속돼 주가 회복할 것"
화장품 업종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증권가는 하반기 들어 지속된 주가 낙폭이 과도하다고 진단했다. 특히 K-뷰티의 글로벌 시장 침투가 여전히 계속되고 있어 과매도 구간이 지나면 밸류에이션 정상화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화장품 브랜드사, 제조사개발생산업체(ODM), 유통사, 미용기기 제조 업체 등 화장품 관련 기업 전반을 편입하는 ' TIGER 화장품 '은 전일 종가 기준 2440원(-0.41%)을 기록하며 지난 6월 고점 대비 33.43% 하락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미국을 중심으로 한 해외 성장세에 강한 랠리를 보인 화장품 관련주가 하반기 들어 업황 피크 아웃 가능성이 제기되며 업태를 불문하고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한 것이다. 특히 아모레퍼시픽 , LG생활건강 등 대형사가 부진한 가운데 인디 브랜드의 경쟁 심화와 성장 둔화 문제가 악영향을 끼쳤다. 또 모든 수입품에 관세를 추가 부과하겠다는 보편적 기본관세 도입을 공약한 도널드 트럼프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되면서 가성비를 강점으로 해 온 K-뷰티의 마진율 하락 우려가 불거지고 있다.
이승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최근 K-뷰티의 주가가 글로벌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도 불구하고 하락하는 이례적인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3분기 화장품 기업들의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약간 하회했지만 주가는 이를 과도하게 반영했다"면서 "이는 시장의 높았던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실망감과 관세 인상 우려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특히 트럼프의 10% 관세 공약은 한국 화장품의 마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증권가에선 K-뷰티에 대한 이 같은 우려가 과도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실적 피크 아웃 우려가 과도하다. 화장품 업황은 여전히 확장 국면이고 매 분기 글로벌 히트 인디 브랜드가 새롭게 발굴되는 중"이라며 "우려 요인 중 일부는 일회성 또는 개별 기업 이슈다. 현재 주가는 과매도 구간으로 보이며 글로벌 수출 모멘텀 재확인에 따른 밸류에이션 회복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잘파세대(Z세대+알파세대)를 중심으로 한국 화장품에 대한 글로벌 소비자의 관심도가 상승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과 일본 외 기타 해외 지역에서의 성장은 이제 막 가시화되기 시작했다"면서 "최근에는 특히 유럽과 동남아로의 수출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해당 지역은 경제 규모와 구매력 측면에서 시장성을 갖춘 곳"이라고 짚었다. 박은정 하나증권 연구원도 "이제 K-뷰티는 미국에서 주류로 안착하는 과정에 있다. 또 미국을 넘어 유럽, 중동, 오세아니아 등으로 확장하고 있어 내년에도 성장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향후 K-뷰티가 견조한 성장을 지속할지는 화장품 유통 기업인 실리콘투 의 실적에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김명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한국 화장품의 글로벌 인기에 대한 '지시자' 역할을 하는 실리콘투의 지난 3분기 실적은 미국 내 경쟁 심화와 소비 둔화 우려 등에 시장 기대치를 하회했다"면서도 "다만 유럽의 양호한 매출 증가와 역대 가장 높은 수준의 영업이익률이 주가 폭락에 가려진 점은 매우 아쉽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매크로 불확실성 등은 불안 요인이지만 유럽향 매출의 양호한 성장이 부각되면서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승형 기자 trus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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