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H투자증권·신한투자증권·신영증권, 잔여주 인수 계약
잔여주 처분시 리스크 크지 않을 것으로 판단
코스닥 상장사의 경우 18~20% 수수료 제시
이수페타시스가 '올빼미 공시' 논란으로 투자자로부터 신뢰를 잃었지만 주관사를 비롯한 인수단은 증자와 관련한 리스크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했다. 잔액 인수 계약을 맺을 때 실권 수수료를 보면 인수단이 판단하는 리스크 수준을 가늠할 수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수페타시스는 주관사 NH투자증권을 비롯해 신한투자증권, 신영증권 등과 잔액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실권 수수료는 잔액 인수규모의 3.0%를 지급하기로 합의했다.
이수페타시스는 신주 2010만3080주를 발행해 5498억원을 조달한다. 이수페타시스는 조달한 자금을 시설자금 2500억원, 탄소나노튜브 생산업체 제이오 인수자금 2998억원 등에 사용한다.
신주 발행 예정가는 2만7350원이고 내년 2월3일 공모가를 확정한다. 전날 종가 2만2750원인 점을 고려하면 신주 발행가는 계획보다 낮아질 수 있다. 조달 규모도 줄어들 가능성이 크다. 모집금액이 계획보다 부족할 경우 자체 보유현금 및 금융권 차입 등을 재원으로 사용한다.
이수페타시스 주가는 유상증자 소식이 전해진 이후로 38%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가 4% 하락한 것을 고려해도 시장 대비 수익률은 -34%포인트(P)로 저조하다. 이사회 결의일 직전 거래일을 기준일로 산정한 발행 예정가가 현재 주가보다 높은 이유다.
이수페타시스는 신주를 우리사주 조합에 60만주를 배정하고 나머지 물량은 구주주에게 주당 0.31주씩 배정한다. 신주 배정 기준일은 다음 달 17일이다. 우리사주 조합 청약일은 내년 2월6일이고 구주주 청약일은 2월6일부터 7일까지다. 우리조합 청약 경쟁률이 구주주 청약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구주주 청약 이후 실권주가 발생하면 일반공모 청약을 통해 투자자를 모집한다. 이후에도 잔여주가 발생하면 인수단이 나선다.
잔여주가 대규모로 발생하면 인수단 부담이 커질 수 있다. 신주를 처분해야 하는 인수단은 잔여주 규모가 커지면 손해를 감수하면서 매각에 나설 수밖에 없다. 따라서 리스크가 크다고 판단하면 인수 수수료를 높게 책정한다. 현재 유상증자를 진행 중인 금양과 이오플로우의 실권 수수료는 각각 20%, 18%다. 대한광통신도 KB증권과 실권 수수료 18%로 잔액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이수페타시스의 경우 대규모 유상증자인 데다 소액주주 반발이 이어지는 상황을 고려했을 때 실권 수수료 3%가 높은 수준은 아니라는 평가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인수단은 잔여주를 인수해 처분하는 과정에서 신주 발행가 수준에서 매각할 수 있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며 "유상증자와 제이오 인수 관련 불확실성이 사라지면 신주 상장 이후 추가 하락 가능성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인수단이 낙관적으로 판단하는 것과 달리 이수페타시스를 분석하는 리서치센터는 목표주가를 낮췄다. 박상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고다층 인쇄회로기판(MLB) 단일 사업 구조 탈피를 위한 신규 사업 진출이라는 명분만으로는 주주가치 훼손이 동반되는 유상증자가 합리화될 수 없다"며 "최근의 주가 급락으로 유상증자로 인한 조달 자본이 5500억원에서 4000억원 규모로 줄어들 가능성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어 "제이오 지분 인수를 위한 3000억원은 확정 금액이기 때문에 조달 금액이 감소하면 MLB 시설 설비 투자로 흘러갈 금액 축소로 이어진다"며 "결국 유상증자로 조달하는 자본 대부분을 제이오 인수에 쓰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이수페타시스 목표주가를 기존 6만2000원에서 3만5000원으로 43.5% 하향 조정했다.
박형수 기자 parkh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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