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금정서 기증식·감사패 전달… 유교 경전·문집·역사서·지리서·기술서 등
‘동의보감’·‘의학입문’ 등 醫書 다수…부산대 내 ‘소산문고’ 설치, 연구 활용
부산대학교 도서관(관장 우균, 정보컴퓨터공학부 교수)은 경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된 가옥인 의령군 ‘청금정’의 김동기(87세) 씨로부터 집안 대대로 전해 온 고서 1045책을 20일 기증받았다.
김동기 씨가 기증한 고문헌에는 유교 경전을 비롯해 문집, 역사서, 지리서, 기술서 등 다양한 분야 서적이 포함돼 있다. 특히 다른 기증 문고와 비교해 의서(醫書)의 비중이 높은 편이다.
조선을 대표하는 의서인 ‘동의보감’을 비롯해, 조선시대 의과 시험의 교재로 사용된 ‘의학입문’, 법의학서 ‘증수무원록대전’은 조선시대 의학을 연구하는 데 매우 중요한 자료가 될 것으로 보인다. 그뿐만 아니라 전사본이기는 하지만 ‘신편집성마의방’은 보기 드문 조선시대 수의학서로 눈길을 끈다.
기증자 김동기 씨는 부산대의 후학들이 이 자료들을 보고 역사를 연구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고 전했다.
김동기 씨는 “가문의 소중한 고문헌을 후대와 함께 나누고 부산대의 후학들이 이를 통해 역사와 학문을 깊이 있게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기증을 결심하게 됐다”며 “이 자료들이 학문적 가치를 더해 후세에도 길이 전해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금정은 김동기 씨의 조부인 소산 김종식(掃山 金鍾植 1895∼1961) 선생이 그의 아버지 농암 김정규(聾菴 金正奎 1828∼1898) 선생을 기리기 위해 1916년에 지은 건물이다. 지극한 효심으로 부모를 모셨던 김종식 선생은 아버지가 돌아가시자 그가 남긴 시에서 ‘청(聽)’을 따고 의령의 산 이름인 금산에서 ‘금(琴)’을 따 건물 이름을 ‘청금정(聽琴亭)’이라 지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청금정은 근대기 전통 건축의 자생적 진화 과정을 보여주는 좋은 예로 보존 가치가 높이 평가돼 현재 경남도 문화재자료로 지정돼 있다.
부산대 도서관은 기증자의 뜻에 따라 기증 자료가 연구에 활용될 수 있도록 고서 정리 작업을 진행해 나갈 계획이다. 이후 자료의 안전한 관리를 위해 온·항습 및 방충·방균 설비를 갖춘 교내 중앙도서관 수장고 내에 기증자 뜻에 따라 조부의 호인 ‘소산’을 따 ‘소산문고’를 설치할 계획이다.
영남취재본부 조충현 기자 jchyou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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