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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G사태, 19개월의 기록]②공익제보자? 알고보니 '사기꾼' 공범…라덕연 일당도 빚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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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2023년 4월 국내 자본시장을 뒤흔들었던 '소시에테제네랄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가 발생한 지 약 1년 7개월이 흘렀다.

사건의 내막을 잘 알았던 김씨는 이후 금융당국의 조사와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했다.

그의 제보를 기초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끝에 라덕연 전 호안투자자문 대표를 비롯한 다수 조직원을 빠르게 파악하고 범행 전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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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2023년 4월 국내 자본시장을 뒤흔들었던 ‘소시에테제네랄(SG) 증권발 주가폭락 사태’가 발생한 지 약 1년 7개월이 흘렀다. ‘총책’으로 지목된 라덕연 전 호안투자자문 대표를 포함해 그간 총 58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검찰은 라씨에게 징역 40년을 구형했다. 법원의 첫 판단은 내년 1월에 나온다. 아시아경제는 SG 사태 이후 지난 19개월의 수사 및 법정 기록을 토대로 핵심 쟁점 및 새롭게 드러난 진실과 오해, 여전히 풀리지 않은 의문들을 짚어봤다.
[SG사태, 19개월의 기록]②공익제보자? 알고보니 '사기꾼' 공범…라덕연 일당도 빚더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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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24일 특정 종목 주가 대폭락 직후 언론 보도를 통해 '소시에테제네랄(SG) 사태'가 세상에 처음 알려진 데에는 '최초 제보자' 김남훈씨(43)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당시만 해도 그 존재가 전혀 알려지지 않았던 인물이다. 사건의 내막을 잘 알았던 김씨는 이후 금융당국의 조사와 검찰 수사에도 적극 협조했다. 그의 제보를 기초로 대대적인 수사를 벌인 끝에 라덕연 전 호안투자자문 대표를 비롯한 다수 조직원을 빠르게 파악하고 범행 전모를 확인할 수 있었다.


SG 사태는 무려 3년 이상에 걸쳐 이뤄진 범행인 데다, 관련된 투자자들도 수백명에 달해 쉽사리 그 규모를 파악하기 어려웠다. 단순 투자자와 범행 가담자의 경계도 모호했다. 가수 임창정이 대표적이다. 검찰 수사를 통해 밝혀진 조직원은 라씨를 필두로 50여명에 달했고, 이들은 영업관리·매매·정산·법인관리팀 등 조직적 체계를 갖추고 활동했다. 그 외에도 자문 변호사·회계사 등 외부 전문직 종사자들도 대거 연루됐다. 검찰은 "사상 최대 규모의 기업형 전국구 주가조작 조직"이라고 했다.

최초 제보자의 정체, 알고 보니 '사기꾼' 공범…학벌·이력 모두 거짓

거대 주가조작 비리를 세상에 알린 '공익 제보자'인 줄로만 알았던 김씨. 그는 알고 보니 라씨와 함께 초기부터 동업하며 '조직 2인자'로 불렸던 핵심 공범이었다. 2019년 지인 소개로 처음 만난 라씨와 김씨는 한때 각자의 성을 따 '알앤케이(R&K) 홀딩스'라는 법인까지 차리며 동업을 도모했다. 그러나 명문대를 졸업하고 행정고시에 합격한 뒤 글로벌 사모펀드 기업에서 근무했다던 김씨의 학벌과 이력이 모두 거짓이라는 사실이 들통나면서 둘 사이는 갈라졌다.

라씨 조직에서 점차 배척당한 김씨는 개인적으로 일부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횡령해 고소당하기도 했다. 김씨를 잘 아는 복수의 관계자들은 사적 채무에 쫓기던 김씨가 금융당국에서 제공하는 공익제보 포상금 20억원(현재는 30억원으로 상향)을 노리고 평소 알고 지내던 기자에게 접근했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김씨는 지난 4월 법원에 증인으로 출석하면서 신변보호 요청을 하기도 했다. 검찰은 지난 5월30일 김씨를 자본시장법 위반(시세조종·무등록 투자일임업 영위), 범죄수익은닉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라씨와 같은 혐의다. SG 사태를 제보하며 자신의 범행을 자백한 셈이 된 김씨는 지난달 22일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그가 사법기관으로부터 기소 처분을 받으면서 관련 규정에 따라 금융당국의 포상금을 받는 데에도 실패했다.

피고인·피해자 모두 '빚더미'…"경제적 사망" 뒤늦은 후회

SG 사태를 둘러싼 가장 큰 오해 중 하나는 라씨 일당이 주가 폭락 직전 지분을 팔아치워 거액의 시세차익을 얻었다고 알려졌던 점이다. 그러나 지난 약 1년 반의 재판 과정에서 라씨를 포함해 기소된 피고인들, 라씨가 관리하던 투자자들은 폭락일 전후 매도주문이 전혀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이들은 폭락장에서 증권사가 주식을 강제 처분하는 '반대매매'로 적게는 수억원, 많게는 수백억원 단위의 빚더미에 앉았다. 사건의 피고인인 동시에 폭락 피해자로 전락한 셈이다.


그들이 투자를 권유한 지인들도 상황은 비슷하다. 한 피고인은 법정에서 투자의 불법성을 몰랐다고 항변하면서 "이 일이 시세조종이라고 생각했다면 절대로 가족이나 가까운 친구들에게 투자를 권유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가족들은 저 때문에 경제적 사망 선고를 받았다"고 울먹였다.


라씨 조직에 투자한 피해자 중에는 '로또 1등' 당첨자도 있었다. 범행 당시 현직 농협은행 기업금융팀장이었던 김모씨의 권유에 넘어가 로또 당첨금을 투자해 모조리 날리고 더 많은 빚까지 졌다. 검찰은 금융회사 직원이었던 김씨에게 가중 형량을 적용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폭락 직전 블록딜로 수백억 번 대주주…우연의 일치?

갑작스런 대폭락으로 불특정 다수 투자자가 불의의 피해를 본 것과 반대로, 막대한 이익을 얻은 사례도 있다. 다우데이타 대주주인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은 폭락 이틀 전(영업일 기준)인 지난해 4월20일 주식 140만주를 시간외 대량매매(블록딜)로 매도해 총 605억4300만원을 벌었다. 이 때문에 폭락 직전 미공개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팔아치운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강하게 일었다. 논란이 확산하자 김 전 회장은 지난해 5월4일 회장직에서 전격 사퇴하고 "다우데이타 주식매각대금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1년 반이 지난 지금까지도 이 약속은 이행되지 않고 있다. 검찰은 지난 5월30일 관련 혐의가 없다고 보고 김 전 회장을 불기소 처분했다.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김익래 전 다우키움그룹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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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민 서울도시가스 회장도 폭락 5일 전인 지난해 4월17일 블록딜로 서울가스 주식 10만주를 처분해 457억원을 벌었다. 김영민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 여부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없다.


한편 다우키움그룹 측은 "현재 공익재단 설립 추진 중으로 사무국장 및 재단 대표이사를 내정했으며 올해 안에 주무관청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할 계획" 이라고 밝혔다.





손선희 기자 shees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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