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가노이드를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이 개발됐다. 오가노이드는 미니 장기 혹은 유사 장기로도 불린다. 오가노이드의 대량 생산은 임상·제약 산업계의 활용 확대로 이어져 동물대체시험법(FDA Modernization Act 2.0)과 재생 치료제 개발에 촉매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연구재단은 김동성 포스텍 교수 연구팀과 박태은 울산과학기술원(UNIST) 교수 연구팀이 오가노이드를 균일하게 대량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을 개발했다고 20일 밝혔다.
오가노이드는 실제 장기와 유사한 기능을 수행하는 3차원 세포 구조체로 인간의 장기 발달과 질병 모델링, 재생 치료제 연구 분야에서 주목받는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는 오가노이드 생산 기술에는 한계가 있다. 성숙한 상태의 오가노이드를 재현성 있게 생산하는 것이 어렵고, 배양된 오가노이드의 품질과 기능을 균일하게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문제는 임상 시험 검증과 신약 개발 과정에서 오가노이드의 실질적인 활용을 제한한다. 무엇보다 오가노이드를 대량 생산하기 어려운 기존 상황은 산업적 요구를 충족하지 못하는 결과로도 이어졌다.
공동연구팀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균일하고 성숙한 오가노이드를 대량으로 생산할 수 있는 플랫폼 ‘유니맷(Uniform and mature organoid culture platform·UniMat)을 개발했다.
유니맷은 머리카락 두께의 1/200 수준인 직경 500nm의 나노섬유로 구성된다. 열성형 공정으로 만들어진 3차원 물질 투과성 멤브레인(두께가 얇은 막)이다. 3차원 물질 투과성 멤브레인은 오가노이드의 균일한 형성을 위한 구조적 제약을 제공해 오가노이드의 크기와 구조가 일정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한다.
또 투과성이 높은 특성으로 배양 과정에서 영양분과 분화 인자를 효율적으로 전달할 수 있어, 오가노이드의 성숙도를 향상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공동연구팀은 유니맷으로 인간 유도만능줄기세포로부터 인간의 신장과 유사한 네프론 구조와 혈관이 형성된 신장 오가노이드를 일관된 품질로 생산하는 데 성공, 생산 효율도 획기적으로 개선했다. 이와 함께 다낭성 신장 질환 모델을 구축하고, 표준화된 오가노이드 기반 질병 모델링과 약물 평가의 가능성을 확인했다.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성인의 세포를 재프로그래밍해 분화 가능성을 회복시킨 줄기세포를 말하며, 다양한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
공동연구팀은 이번 연구 성과로 높은 재현성과 신뢰성을 요구하는 오가노이드 기반의 연구개발을 가속하는 것은 물론 최근 주목받는 동물대체시험법 개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유니맷으로 오가노이드의 품질 확보와 대량 생산 문제를 동시에 해결함으로써 오가노이드의 임상 및 제약 산업에서의 실질적 활용을 위한 발판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이 추진하는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 중견연구, 우수 신진연구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논문은 지난달 31일 국제학술지 ‘네이처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온라인판에도 게재됐다.
대전=정일웅 기자 jiw306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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