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매출 둔화에 동남아 시장 진출 '속도'
동남아, 경제수준 높아져 색조 화장품 소비多
화장품 제조사개발생산업체(ODM) 코스맥스 가 말레이시아에 정식 법인을 세운 것으로 확인됐다. 태국, 인도네시아 등 기존 동남아시아 법인이 높은 성장세를 보이는 만큼 현지 공략에 박차를 가하기 위한 것으로 파악된다.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코스맥스는 지난 7월 중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 지역에 정식 법인을 세웠다. 법인 형태는 인도네시아 법인의 100% 자회사다. 법인장은 정민경 인도네시아 법인장이 겸임한다.
그동안 코스맥스는 말레이시아 지역에 영업사무소(오피스)만 운영하고 있었다. 통상적으로 기업들은 현지에서 사무소를 운영하며 사업성을 평가한 뒤 법인 설립인가 등의 과정을 거쳐 현지 법인을 세운다. 코스맥스는 말레이시아가 인도네시아와 같은 문화권인 만큼 비슷한 성장세를 보일 수 있다고 판단해 최근 법인 설립을 완료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종속법인 형태로 세운 것은 같은 이슬람 할랄 문화권인 만큼 종속법인 형태로 두었을 때 시너지가 날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최근 말레이시아에 정식 법인을 세운 것이 맞다"며 "다만 지금 당장 제품을 생산할 공장을 짓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말했다. 코스맥스는 당분간 말레이시아 고객사의 주문을 받아 인도네시아 공장에서 물건을 만든 뒤 현지에 납품하는 형태를 당분간 유지해 나갈 계획이다.
코스맥스가 말레이시아에 법인을 세운 것은 해외 매출 다변화를 위해서다. 3분기 기준 코스맥스는 국내를 비롯해 중국(코스맥스 이스트), 미국(코스맥스 웨스트), 일본, 태국, 인도네시아 지역에 현지 법인을 두고 있다. 해외 시장 매출이 가장 큰 지역은 중국과 미국 시장인데, 장기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지자 동남아시아 지역을 키워 매출을 메꾸겠다는 복안이다.
실제로 3분기 코스맥스의 실적을 보면 국내 부문은 매출액이 20%가량 신장한 데 반해 중국과 미국 시장은 나란히 역신장을 기록했다. 중국은 매출액으로 1144억원을 기록해 지난해 동기 대비 7.5% 감소했고, 미국은 325억원을 기록해 같은 기간 11.8% 후퇴했다. 이 때문에 지역별 매출 비중도 줄었다. 중국과 미국은 지난해 3분기 대비 매출 비중이 각각 5%포인트, 2%포인트 줄어든 22%, 6%를 나타냈다. 이외에 지역을 보면 국내(일본 포함)는 66%, 태국은 2%, 인도네시아는 6% 수준이다.
나아가 중국과 미국 시장은 단기간에 회복되기는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시장은 지난 2분기 처음으로 매출 역신장을 기록했다. 경기불황으로 소비자들이 지갑을 열고 있지 않다는 점, 온라인 채널 둔화로 온라인 고객사 대상 수주가 감소한 것이 주된 이유다. 여기에 인건비 증가 등으로 수익성도 같이 악화한 것으로 파악된다. 미국 시장도 신규 고객사 유입 지연과 일부 고객사 이탈이 이어지면서 매출이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배송이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의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다"며 "중국은 소비 부진이 계속되고 있고 미국 시장은 신규 주문이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분석했다.
반면 동남아시아 시장의 분위기는 다르다. 동남아시아지역은 경제 수준이 해마다 높아지면서 화장품 소비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은 두 자릿수 대의 매출 신장률을 기록 중이다. 3분기 기준 인도네시아법인의 매출액은 323억원으로 같은 동남아시아 법인인 태국법인(111억원)보다 200억원가량 매출이 많았다. 특히 해당 수치는 미국법인 매출 325억원을 처음으로 넘어서며 국내, 중국에 이어 지역별 매출 순위 3위에 올라섰다.
코스맥스는 말레이시아의 소득수준이 높아져 현지 로컬 브랜드들이 계속 생겨나고 있는 만큼 매출이 빠르게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코스맥스 관계자는 "화장품을 소비할 수 있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색조화장품을 매출이 빠르게 늘면서 기초와 색조 비율이 6대 4로 나타나고 있다"며 "최근에는 유·아동 화장품 시장도 생겨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외에도 코스맥스는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에 진출해 있는 글로벌 기업의 물량도 적극적으로 수주해 매출을 키워나갈 계획이다. 태국 법인의 경우 사무소를 두고 있는 베트남과 가까이에 있는 캄보디아 지역으로 영업망을 적극적으로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이민지 기자 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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