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추·무 가격, 김장물량 출하에 2주새 33%·17% 하락
정부 할인 지원과 유통사 할인 더해지며 추가 인하
김장비용은 작년 대비 10%가량 인상
고공행진을 하던 김장 채소 가격이 가을배추와 가을무 등의 출하가 본격화하고 유통업체들이 할인 판매에 나서면서 빠르게 안정되고 있다. 다만 가격 안정화에도 불구하고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지난해 김장철보다는 전반적으로 높은 가격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18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지난 15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가격은 3257원으로 2주 전(4875원)보다 33.2% 하락했다. 다만 지난해 같은 기간(2680원)과 비교하면 21.5% 높은 수준이다. 무 가격도 떨어지고 있다. 무 1개 가격은 2524원으로 2주일 전(3023원)과 비교해 16.5% 내렸다. 다만 무 역시 작년 같은 기간(1464원)과 비교해선 72.4% 높은 수준이며, 평년(2092원)보다도 20.7% 비싼 수준이다.
배추와 무 외에 다른 김장 채소 가격도 안정세를 찾고 있다. 15일 기준 열무 1kg 가격은 3595원으로 2주 전(4109원)보다 12.5% 내렸고, 같은 기간 얼갈이배추와 갓도 각각 12.1%, 10.8% 하락하는 모습이다. 다만 최근 빠른 가격 안정세에도 불구하고 세 품목 모두 작년 김장철보다는 가격이 높게 형성돼 최근 물가 상승세를 반영했다.
부재료인 양념채소 가격도 전반적으로 가격이 내림세를 보이고 있다. 깐마늘(1kg) 가격이 15일 기준 1만289원에서 8117원으로 하락하며 21.1% 내렸고, 생강(1kg)도 1만1647원에서 8753원으로 1만원 선 아래로 내려갔다. 이밖에 양파(1769원)와 대파(3242원) 가격도 각각 16.6%, 5.5% 하락했다. 다만 건고추(600g) 가격은 1만8030원에서 1만7776원으로 1.4% 내리는 데 그쳐 하락 폭이 상대적으로 작았다.
배추와 무 등 주요 김장용 채소 가격이 출하 지역 확대와 출하량 증가로 10월보다 하락하고 있다. 특히 배추의 경우 폭염 여파로 고랭지에서의 작황 부진으로 여름배추 공급이 줄면서 지난 10월 배추 평균 소매가격은 8240원으로 전년(6170원) 대비 33.5%, 평년(5472원)과 비교해선 무려 50.6% 높은 수준을 보였다. 다만 김장철을 대비해 가을배추 출하가 본격화하면서 점차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앞서 폭염이 9월 중순까지 이어지면서 김장용인 가을배추 수급이 어려워지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9월 중순 집중호우로 전남 해남군 등 배추 주산지에 피해가 발생하면서 배추 수급 불안 우려가 더 커졌다. 그러나 각 농가가 고사한 개체를 다시 심었고 생육 관리를 강화하면서 가을배추 작황이 회복되면서 공급도 늘게 됐다.
여기에 정부 할인 지원과 유통사 자체 할인이 더해지면서 소매가격은 더 낮아지고 있다. 이마트는 김장철을 맞아 가을배추 39만 포기를 포기당 1600원대에 선보인 데 이어 30만 포기를 1400원대로 더 낮춰 팔기로 했다. 농협도 하나로마트에서 절임 배추와 젓갈 등의 김장 재료를 최대 38% 할인 판매한다.
배추를 비롯해 무, 대파 등 다른 김장철 채소 역시 김장철을 대비해 출하가 본격화하고 있는 만큼 김장철 채소의 수요 대비 공급은 안정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생육이 지연되며 생산량이 줄어 가격이 상승했던 무는 이달 중순부터 가을무가 출하량을 끌어올리며 가격 안정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가격 하락 폭이 작았던 건고추도 끝물 수확량 증가로 지난해보다 생산량이 증가하고, 이달 수입량도 전년 대비 감소할 것으로 예상돼 국내산 건고추 도매가격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달 들어 배추를 포함한 채소류의 작황이 회복되며 폭염 영향으로 치솟았던 가격이 빠르게 안정되고는 있지만 상대적으로 저렴했던 지난해 가격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가격조사기관 한국물가정보에 따르면 올해 4인 가족 김장비용이 전통시장은 33만1500원으로 예상돼 지난해(30만1000원)보다 10.1% 상승해 역대 최고가를 경신할 것으로 조사됐다. 대형마트 김장비용도 39만9430원으로 전년(36만6360원) 대비 9.0%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동훈 한국물가정보 팀장은 “최근 여러 지역에서 배추 생산량이 증가해 공급량이 늘고 있고, 대형마트에서 정부 대책으로 배추를 포기당 1000원대에 팔고 있지만 생산 시기와 지역에 따른 품질 차이를 고려했을 때 작년보다 여전히 비싼 가격”이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여름철 이상기후로 배추 정식 시기가 늦어졌던 만큼 김장용 배추로 적합한 속이 더 차오르고 수분이 빠진 좋은 배추를 구매하려면 평소보다 1∼2주 늦게 김장하는 것이 지혜로운 김장법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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