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투자은행 중심으로 유동성 공급 늘어
JP모건, 5060억달러 거래 업계 절반 수준

미국 은행업계의 주식, 채권, 파생상품 등 자산 거래 잔액이 1조달러(약 1393조원)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최고 수준이다.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이 인용한 금융권 추적 기관 뱅크레그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은행 업계는 지난 3분기 말 자산 거래 잔액이 1조달러를 돌파하며 종전 최고치인 2008년 1분기 기록 경신을 눈앞에 뒀다.

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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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 거래 증가를 견인한 것은 대형 투자 은행들이었다. 이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JP모건의 3분기 말 자산 거래 규모는 5060억달러로 업계 총 거래 잔액의 약 절반을 차지했다. 연초(3290억달러) 대비 53% 급증한 수준이다.


씨티그룹,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등 다른 대형 금융사들도 거래 규모를 늘렸으며, 골드만삭스와 모건스탠리 등 대출보다 직접 투자 비중이 더 높은 투자 은행들의 자산 거래는 수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형은행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인 상품은 특별한 조건이나 부가적 권리가 없는 일반 주식이다. JP모건의 경우 3분기 말 기준 1900억 달러 상당의 일반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연초(850억달러)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셈이다. 이밖에 자산유동화증권(ABS) 보유 규모도 늘었으며, 신용카드 결제액이나 자동차 할부금융 등 소비자 부채 기반 채권 등이 인기를 끌었다.


외신은 금융 기관들이 시장의 안정성과 거래환경을 개선하는 유동성 공급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수익 창출을 도모하고 있다며 자산 거래 증가의 배경을 설명했다.


빌 모어랜드 뱅크레그데이터 대표는 "은행들이 보유하고 있던 현금을 자산 거래에 투입하고 있다"면서 "대출이 아니라 금융자산에 돈을 넣는 것은 바로 그곳에서 수익을 보기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은행들이 가격에 민감한 증권을 더 많이 보유하게 되면서 금융위기 이후 그 어느 때보다 시장 변동에 더 많이 노출돼 있다는 점도 외신은 짚었다. 금융사들의 자산 거래는 2008년 금융위기 당시 은행들의 자금 위기를 불러온 요인이다. 당시 은행들은 직접 거래에 많이 나섰다가 위기에 몰렸으며, 이후 관련 법률이 개정돼 은행들이 자기자산으로 투기성 자산에 직접 투자하는 것이 금지됐다.


업계 전문가들은 은행의 자산 거래가 급증해도 예전과 같은 금융위기를 걱정할 단계는 아니라고 본다. 금융위기 이후 미국에서 도드-프랭크법이 제정돼 은행의 독자적인 베팅과 예금주의 돈을 유용하는 것이 어려워졌고, 자산 거래 규모도 여전히 은행 업계 전체 자산의 4%에 불과하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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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테랑 은행 분석가인 크리스토퍼 월렌은 "요즘 은행들의 사업모델은 일반적으로 증권과 투자를 직접 보유하는 것보다는 다른 사람에게 판매하는 것"이라며 "물론 자산 거래 시장이 커진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것을 다 판매할 수는 없다"고 분석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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