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라엘군의 레바논 베이루트 공습으로 레바논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무함마드 아피프 수석대변인이 숨졌다고 AP통신이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P는 익명의 헤즈볼라 관계자를 인용해 이스라엘군이 범아랍권 정당 바트당의 베이루트 사무실을 공격하는 과정에서 아피프 대변인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헤즈볼라 측에서는 관련 사실에 대해 발표하지 않았다.
레바논 보건부는 17일 밤 베이루트 중심부에서 공습으로 2명이 사망하고 13명이 부상당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주요 거점인 베이루트 남부 교외가 아닌 시내 중심부 라스알나바아 지역을 공습했다. 이례적으로 사전 대피령을 내리지 않았다. 베이루트 중심부 공습은 지난달 10일 이후 한 달여 만이다.
아피프 대변인은 9월 말 폭사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의 측근이다. 지난 11일 기자회견에서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영토를 점령하지 못했으며 헤즈볼라는 장기전을 치를 충분한 무기와 보급품을 보유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가디언 등 외신은 이스라엘이 헤즈볼라 군 지휘관이나 고위 관계자가 아닌 인물을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례적이라고 보도했다.
레바논 정부가 미국이 제시한 휴전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와 하마스를 겨냥한 군사작전을 이어가고 있다. 이스라엘군은 전날 오전부터 이틀간 다히예의 무기고와 지휘센터 등 레바논에서 200곳 넘는 군사 목표물을 공습했다고 밝혔다.
레바논 보건부는 전날 하루 29명이 숨지고 122명이 다쳤다고 전했다. 가자지구 민방위대는 이날 폭격으로 무너진 가자 북부 베히트라히야의 5층짜리 주거용 건물에서 시신 34구를 수습했다고 밝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전날 자택이 조명탄 공격을 받고 일명 '비비리크스'로 불리는 기밀 문건 고의 유출 의혹 사건의 경위가 추가로 공개되는 등 정치적으로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이스라엘 경찰은 전날 텔아비브 북쪽 해안 도시 카이사레아의 네타냐후 총리 자택에 섬광탄 2발을 쏜 용의자 3명을 체포했다. 당국에 따르면 당시 네타냐후 총리와 가족은 자택에 없었다. 경찰은 용의자들에 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았으나,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들은 모두 반정부 시위를 주도해온 인물이라고 AP는 전했다.
이스라엘 매체 하레츠는 이날 비비리크스 사건과 관련해 총리실 대변인 엘리 펠드스타인이 한 예비역에게서 기밀 문건을 받아 제3자를 통해 독일 매체 빌트 등에 유출했다고 보도했다. 펠드스타인 대변인은 기사가 나가면 받아서 써달라고 자국 언론에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질 석방 협상 과정에서 비난 여론이 높아지자 유리한 여론을 조성하기 위해 고의로 기밀 문건을 유출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레츠는 전했다.
이날 유대교 초정통파 '하레디' 교도들이 정부의 징집 명령에 반발해 도로를 점거하고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3차 세계대전' 꺼냈다…김정은 "전쟁준비 총력 집...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