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병·트럼프 종전 협상 의식한 듯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에 미국에서 지원받은 장거리 미사일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하는 것을 허용할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에 파병을 중단하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동시에, 내년 출범할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종전 추진에 앞서 현재 열세인 우크라이나의 협상력을 한층 강화하기 위한 조치로 분석된다.
17일(현지시간) 주요 외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우크라이나가 앞으로 수일 내에 러시아를 향해 최초의 장거리 공격을 감행할 것이라며 이같이 보도했다. 우크라이나의 첫 러시아 본토 공격에는 사거리 약 306㎞인 ATACMS 로켓이 사용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동안 미국은 확전을 우려해 우크라이나에 러시아 본토를 깊숙이 공격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하지 않았다. 또 지원받은 무기 역시 그런 용도로 써서는 안 된다는 제한을 걸었다. 하지만 이번에 우크라이나에 미국이 제공한 무기로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도록 허용해 정책 기조를 크게 전환한다.
이 같은 미국의 결정은 북한이 러시아에 군대를 파병하고, 대규모 북한군이 우크라이나를 상대로 한 전투에 참전한 가운데 이뤄졌다. 북한에 병력을 더 보내선 안 된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란 설명이다. 내년 1월20일 취임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당선인의 종전 계획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분석된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 후 하루 만에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종료시키겠다고 밝힌 가운데, 상대적으로 열세인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본토를 타격할 수 있게 되면 지금보다 더 나은 위치에서 종전 협상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권해영 특파원 roguehy@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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