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루트 98km 앞 남부 침투…헤즈볼라 겨냥 공습도 계속
"레바논 정부, 미국 제시한 휴전안 검토해 19일 공식 답변 예정"
이스라엘이 레바논 무장정파 헤즈볼라와 휴전 협상을 진행하는 와중에도 레바논 영토의 깊숙한 지역을 거세게 공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전날 밤 레바논 남부 차마로 진격했다. 차마는 베이루트에서 남쪽으로 약 98km 떨어진 마을이다.
CNN은 이번 진격은 지난 달 초 이스라엘군이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에 돌입한 뒤 현지 영토를 가장 깊숙이 침투한 사례로 평가된다고 짚었다. 레바논 국영 NNA통신은 차마에 진입한 이스라엘군이 이곳에 있는 시몬 알사파(성 베드로)의 성지를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이스라엘군은 이날 베이루트 남부 교외 지역인 다히예에 집중 공습을 가했다. 헤즈볼라의 거점으로 알려진 이곳에 대한 이스라엘의 공습은 이날까지 닷새째 이어진 것이다. 이스라엘군은 헤즈볼라의 테러 기반 시설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밝혔다.
이번 공격은 레바논이 미국과 이스라엘이 제시한 휴전안을 검토 중인 가운데 이뤄졌다. CNN은 레바논 당국자를 인용해 리사 존슨 주레바논 미국 대사가 지난 14일 휴전에 관한 제안서를 레바논 정부에 전달했다고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해당 휴전안은 60일간의 1차 휴전을 위한 것으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 1701호를 기반한 것으로 전해졌다. 안보리 결의 1701호는 2006년 이스라엘과 헤즈볼라의 지상전을 종식하기 위해 채택됐다. 이스라엘군이 레바논에서 완전히 철수하고 레바논 리타니 강 이남에는 헤즈볼라를 제외한 레바논군과 레바논 주둔 유엔평화유지군(UNIFIL)만 주둔할 수 있도록 규정한다.
CNN은 "협상 관계자들은 헤즈볼라가 휴전 조건에 동의할 것으로 낙관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다만 이 매체는 "레바논 전역에서 강화된 (이스라엘의) 공격이 휴전 협상에 영향을 미칠지 여부는 불분명하다"고 짚었다. 레바논 당국자는 정부가 현지시간으로 18일 휴전에 관한 공식 답변을 제출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이스라엘군은 레바논 쪽에서 날아온 발사체 최소 60발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지난해 10월 가자지구 전쟁 발발 이후 국경지대 인근에서 교전을 이어왔다. 헤즈볼라가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지원을 명분으로 이스라엘을 공격한 데 따른 것이다. 저강도로 이어지던 이들의 충돌은 지난 9월 헤즈볼라 무선호출기 동시 폭발 사건과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 사망 등을 거치며 격화했다. 이스라엘은 지난 달 1일 레바논 남부에서 지상전에 돌입하면서 공세 수위를 더욱 끌어올렸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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