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2기 행정부 인선에서 배제당한 니키 헤일리 전 유엔 대사는 "트럼프 내각에 포함되는 것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밝혔다. 충성도를 중심으로 인선에 나선 트럼프 당선인을 두고 "진실을 말해줄 사람들로 자신을 둘러싸야 한다"고도 꼬집었다.
헤일리 전 대사는 14일(현지시간) 시리우스 XM 라디오쇼에서 "그(트럼프)도 그것(내가 관심이 없다는 것)을 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앞서 트럼프 당선인은 이례적으로 헤일리 전 대사와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부 장관을 콕 찝어 2기 행정부 인선에서 배제하겠다고 공식화한 바 있다.
헤일리 전 대사는 1기 트럼프 행정부에 몸담았으나, 이후 공화당 대선 경선에서 마지막까지 남아 트럼프 전 대통령과 경쟁했던 인물이다. 공화당 내 반(反)트럼프파의 지지를 받았던 그는 후보 사퇴 시에도 트럼프 지지 의사를 표명하지 않다가, 이후 올해 4월에서야 지지 입장을 밝혔었다. 여론조사 상 접전구도가 지속됐던 대선 막바지에는 "트럼프를 도울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지만, 대규모 유세장에 등장해 트럼프 당선인에 대한 지지를 촉구하지도 않았었다고 폴리티코는 짚었다.
이날 헤일리 전 대사는 대선 직후 트럼프 당선인의 측근이자 2기 행정부의 중동특사로 발탁된 스티브 위트코프가 사우스캐롤라이나에 위치한 자신의 집을 찾아왔던 이야기도 전했다. 그는 "위트코프는 (트럼프와 나 사이의) 휴전을 원했다"며 "이에 '휴전은 필요없었다. 트럼프는 내 지지를 받았다. 내 쪽에서는 아무 문제가 없었다'고 말했다"고 했다. 이에 위트코프는 헤일리 전 대사에게 무엇을 원하는지 물었고, 헤일리 전 대사는 '내가 원하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답변했다.
또한 헤일리 전 대사는 트럼프 내각에서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 내각 인선을 주도하고 있는 하워드 루트닉과의 대화 내용도 소개했다. 그는 트럼프 당선인에 대해 "자신에게 진실을 말해줄 사람들로 자신을 둘러싸야 한다"고 지적했다. 충성도를 기준으로 예스맨 중심의 내각을 구성 중인 트럼프 당선인을 비판한 것이다.
현지언론들은 앞서 트럼프 당선인이 헤일리 전 대사를 두고 공개적으로 배제 글을 올리자 헤일리 전 대사 또한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트럼프와 함께 유엔에서 미국을 지키는 일을 해서 자랑스러웠다"고 답했는데, 이날 발언은 다른 버전이라고 주목했다. 좀더 직설적으로 불쾌감을 표한 셈이다.
헤일리 전 대사는 "내가 그걸 개인적으로 받아들이냐고요? 아니다. 그(트럼프)는 그런 사람"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때때로 얄팍(shallow)하기도 하다. 그걸 보여줬다고 생각한다"면서 "나는 얄팍할 필요가 없다. 나는 내가 있는 자리에 매우 만족하고, 내게 벌어진 일도 다 수긍한다"고 덧붙였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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