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달 상생협의체, 수수료 인하 상생방안 마련…9.8%→2.0∼7.8%로
배달플랫폼 사업자별로 시스템 정비 거쳐 내년 초 시행 예정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가 수수료 상생안 도출에 극적으로 성공했다. 기존 9.8%의 중개수수료를 거래액에 따라 2.0~7.8%로 차등 적용하는 안이다. 그동안 입장 차이를 보여 온 배달의민족, 쿠팡이츠가 막판 단일안을 만들고, 이 안이 공익위원과 입점업체의 동의를 얻은 데는 당장 어려움을 겪고 있는 영세 소상공인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있었다. 이번 상생안에 따라 배민·쿠팡이츠 등 배달플랫폼 수수료 매출액은 다소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음식을 주문하는 소비자가 내는 배달비는 변화가 없다.
15일 배달플랫폼-입점업체 상생협의체는 전일 오후 열린 제12차 회의에서 쿠팡이츠와 배민의 최종 상생안을 검토한 결과 중개수수료 인하 상생 방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이번에 배민과 쿠팡이츠가 시행하기로 합의한 상생 방안은 배민이 제시한 안으로, 거래액을 기준으로 ▲상위 35%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7.8%에 배달비 2400~3400원 ▲중위 35~5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2100~3100원 ▲중위 50~8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6.8%에 배달비 1900~2900원 ▲하위 20%에 대해서는 중개수수료 2.0%에 배달비 1900~2900원을 부과하는 것이다. 적용 기간은 향후 3년간이다. 쿠팡이츠는 이보다 수수료율이 높은 안을 최종 제시했지만 수수료가 낮은 배민의 제안이 상생협의체 취지에 부합한다고 보고 동일한 방안을 시행하기로 했다.
이번 안이 시행되면 영세 소상공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배민과 쿠팡이츠 모두 수수료율은 기존 9.8%보다 최대 7.8% 포인트, 최소 2.0%포인트 낮아진다. 배달비는 최상위 구간에서 500원 오르게 된다. 입점업체가 가장 많은 배민의 경우 거래액 하위 65% 가게는 수수료가 9.8%로 인상되기 전인 6.8%보다도 더 내려가 부담이 완화된다. 이로 인해 약 13만 입점 업체가 비용 부담을 더는 혜택을 볼 수 있게 된다는 게 배민의 설명이다. 특히 하위 20%에 대해서는 공공 배달앱 수준의 2% 수수료를 적용하는 등 큰 폭의 인하를 적용하게 된다. 어려운 영세 자영업자들이 부담을 덜고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가질 수 있도록 했다는 평가다. 공익위원 위원장인 이정희 중앙대 경제학과 교수는 "배달비까지 고려하면 35∼50% 구간에서 2.3%포인트, 50∼80%에서 3%포인트, 80~100%에서 7.8%포인트 인하 효과가 나타난다"고 했다.
배민과 쿠팡이츠가 합의한 상생 방안에 대해 입점업체 단체 측에서는 최근 경제 상황으로 인해 어려움이 큰 영세 소상공인들이 많은 만큼 부족한 점이 있더라도 이번 상생 방안이 시행되면 그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어 시행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양사가 제시한 상생 방안으로는 부담을 완화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도 일부 제시됐다. 상생협의체 참석자 등에 따르면 입점업체 중 한국외식산업협회, 전국가맹점주협의회는 반대 의견을 밝힌 가운데 소상공인연합회, 전국상인연합회, 공익위원 등의 찬성으로 이 안이 가결됐다. 반대한 단체는 대형 프랜차이즈 기업이나 대형 가맹점주의 입장을 대변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정희 위원장은 "일부 입점단체의 반대가 있었지만 늦어질수록 소상공인 피해가 커질 것을 우려해 배민과 쿠팡이츠의 최종 수정안을 수용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배민과 쿠팡이츠는 상생 방안 시행을 위한 시스템 정비를 거쳐 내년 초 적용·시행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김철현 기자 kc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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