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역 군인으로 위원회 구성…현직 장성 평가
다양성 추진 일명 '깨어있는 장군' 대상
아프간 철수 관련자·찰스 브라운 등 타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군 고위 지도부 물갈이를 위한 조직 창설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은퇴 군인들로 구성된 위원회를 만들고 현직 장군들을 평가하겠다는 것이다.
12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당선인 정권인수위원회가 은퇴한 고위 군인으로 구성돼 3, 4성 장군 등 군 고위부를 평가하는 '전사 위원회'를 설립하는 행정명령 초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WSJ가 입수한 행정명령 초안에 따르면 위원회는 필수적인 자질이 부족하다고 평가된 군 장성의 해고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다. 리더십 역량, 전략적 준비성, 군사적 우수성에 대한 헌신 등이 검토 항목이다. 다만 이를 충족하기 위한 구체적인 조건은 명시하지 않았다.
해임 대상으로 지목된 사람은 30일 이내에 물러나야 한다.
현재 행정명령 초안 검토 단계로,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하면 보고될 전망이다.
WSJ는 트럼프 당선인이 과거 '깨어있는 장군(woke generals)'을 은퇴시키겠다고 발언한 것을 고려하면 이 같은 명령이 군 고위 간부들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밝혔다. 깨어있는 장군은 군대 기강을 해치면서까지 다양성을 추진하는 장군을 뜻한다. 또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여러 장성을 숙청할 의향이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풀이했다.
소식통에 따르면 전사 위원회 설립은 2021년 아프가니스탄 철수 관련자를 포함해 실패한 장군으로 여기는 인물들을 축출하라는 트럼프 당선인의 요구와 일치한다. 트럼프 당선인은 미군 13명이 숨지는 등 아프가니스탄 철수 과정에서 발생한 혼란을 언급하며 이에 연루된 모든 장군에게 취임식 날 정오까지 사임하라고 요청하겠다고 말한 바 있다.
복수의 국방부 관리에 따르면 또 다른 잠재적 숙청 대상 중 하나는 찰스 Q 브라운 주니어 미 합동참모본부 의장이다. 브라운 의장의 임기는 아직 남았지만, 트럼프 당선인은 브라운 의장이 도입한 군 내 다양성 정책에 비판적이다.
정권 교체에 대해 잘 아는 소식통은 트럼프 당선인 측이 국방부, 특히 합동참모본부를 중심으로 대대적인 개혁을 단행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그는 "또한 실적이 저조했던 3성, 4성 장군 중 상당수가 기본적으로 은퇴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했다.
캐롤라인 리빗 트럼프-밴스 인수위 대변인은 해당 행정명령 초안에 대한 언급을 거부했지만 "미국 국민이 트럼프 대통령을 압도적인 차이로 재선시켜 선거 운동에서 한 약속을 이행할 권한을 부여했다"며 "그는 이를 이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날 트럼프 당선인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전쟁 참전용사 출신 폭스뉴스 진행자 피터 헤그세스를 국방부 장관에 지명했다. 상원에서 승인된다면 헤그세스는 전사 위원회 검토 결과를 시행하는 데 핵심 역할을 맡을 전망이다.
에릭 카펜터 플로리다 인터내셔널대학교 법학대학 군법 교수는 "'예스맨'이 아닌 사람을 제거하려는 것 같다"며 "법률이나 윤리에 의해 '아니오'라고 말할 수 있는 장교를 해고하려면 완전히 자의적인 기준을 만든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 이렇게 되면 원하는 사람을 해고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오수연 기자 syoh@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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