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두없는 미끼드론, 레이더 교란
"러 드론 2000여대 중 절반이 미끼"
러시아군이 쿠르스크 지역 탈환을 위해 파병 온 북한군과 함께 병력을 집결한 가운데 우크라이나 전역을 대상으로 대규모 무인기(드론) 공격에 나섰다. 특히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교란시키기 위해 1000여대의 '미끼 드론(Decoy drone)'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취임하는 내년 1월 전까지 최대한 많은 영토를 차지하기 위해 대규모 공세를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몰도바로 떨어진 러 '미끼 드론'…지난달부터 1000여대 투입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 국방부 군사정보국(HUR)은 텔레그램을 통해 밝힌 성명을 통해 "러시아가 전날 145대의 대규모 드론 공습을 펼쳤으며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마비시키기 위한 미끼 드론이 대다수였다. 이중 62대가 격추됐다"며 "지난달부터 러시아는 2000여대의 드론을 우크라이나 곳곳을 공격했으며, 이중 절반 이상이 미끼 드론이었다"고 전했다. 이어 "격추된 미끼 드론 중 2대는 이웃나라인 몰도바로 떨어졌다"고 밝혔다.
몰도바 당국도 우크라이나와의 접경 지역에서 러시아 미끼 드론 2대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미하이 포프소이 몰도바 외무장관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우크라이나 방공망을 마비시키는데 사용된 러시아의 미끼 드론 두 대가 오늘 몰도바에 추락하여 몰도바 국민의 생명을 위협하고 영공을 침범했다"며 "우리는 이러한 공격적인 침략을 단호히 비난하며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잔혹한 전쟁을 거듭 비난한다"고 러시아를 맹비난했다.
해당 드론은 목재로 만든 기체에 탄두없이 조잡하게 만들어졌다. HUR은 "해당 드론에서 미국과 대만, 스위스 등에서 제작된 마이크로컨트롤러, 안테나, 트랜시버 등 각종 드론용 장비들이 나왔다"며 "광범위한 국제 제재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미사일과 드론에서 서방 제품들이 쓰이는 것을 아직도 흔히 볼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트럼프 취임 전까지 교전 더 치열해질듯…쿠르스크 탈환전 본격화
러시아의 드론 공격 확대는 러시아군의 대규모 반격작전을 예고하는 공격으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취임이 있을 내년 1월 전까지 우크라이나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기 위해 더 치열한 반격작전에 나설 것이란 분석이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본토 쿠르스크 지역에서 약 5만명의 적군과 교전 중"이라며 "우크라이나 동부 포크로우스크와 쿠라호베에서도 치열한 전투가 벌어지고 있어 우크라이나군의 전력을 대폭 강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편 CNN은 러시아가 쿠르스크 탈환작전을 위해 파병된 북한군과 러시아군 등 총 5만명 규모의 병력을 집결했다고 보도했다. 북한군이 쿠르스크 서부지역에서 훈련을 받은 이후 기관총과 저격소총, 대전차 미사일 등 군사장비까지 공급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군과 북한군의 반격 준비가 마무리되면서 예비 공격 성격의 드론 공격이 강화되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트럼프 당선인이 취임한 이후 종전협상이 본격화 될 가능성이 높은 만큼, 그 전에 땅을 더 차지하고자 양군이 모든 전력을 투입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6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당선인 측근들이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최소 20년 유예하고, 현재 1200㎞에 이르는 전선을 그대로 둔 채 비무장지대를 조성하는 종전안을 구상한다"고 전했다. 해당 종전안이 그대로 수용될 경우, 러시아는 현재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영토 20% 이상을 실효지배하게 된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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