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훈·이재명은 이미 찬성
행안위서 논의 진행될 듯
국민의힘 원외당협위원장들은 11일 당 지도부에 지구당 제도 부활을 공식 요청했다. 여야 정쟁, 국정감사, 내년도 예산심사 등으로 국회 분위기가 변하면서 지구당 부활 논의의 불씨가 사그라질 것을 우려한 행보다.
국민의힘 원외 당협위원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김종혁 최고위원은 이날 최고위원회의를 마친 후 기자들에게 "오늘 지구당 부활에 대한 요청서를 원외 당협위원장 129명의 이름으로 최고위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지구당은 지역위원장 중심으로 사무실을 두고 후원금을 받을 수 있는 지역 정당 조직으로 1962년 처음 만들어져 2004년 '오세훈법'이 통과되며 폐지됐다. 2002년 대선 당시 차떼기 사건이 벌어지며 지구당이 금권 선거의 전초기지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후 지역 정당 조직은 당원협의회(국민의힘)나 지역위원회(민주당)란 이름으로 운영돼 왔는데, 사무소 설치나 후원금 모금 등에서 제약이 있다 보니 원외 인사나 정치 신인들의 국회의원 진입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 대표는 7·23 전당대회 국면에서 지구당을 부활시키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지난 8·18 전당대회 토론회에서 찬성 입장을 밝혔다. 이후 한 대표와 이 대표는 지난 9월 여야 대표 회담에서도 지구당을 부활시키자는 입장을 거듭 확인했다.
김 최고위원은 "'오세훈법'은 개혁이라는 이름으로 원외 지구당을 모두 불법화고 그로 인해 원외 당협위원장은 법률적으로 존재할 수 없는 유령이 돼 버리고 말았다"며 "어처구니없는 법과 제도가 계속 이어져 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민주당과 선거관리위원회조차 지구당 부활을 찬성하는데 원외 당협위원장이 훨씬 많은 국민의힘이 반대하는 건 이해할 수 없을 뿐 아니라 수도권을 포기하고 특정 지역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꼼수 아니냐는 비판을 피할 수 없다"며 "한 대표가 외치는 변화와 쇄신의 중요한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최고위원은 또 "조속한 시일 내에 추진하자, 연말 이전에 더 이상 해가 지나서까지 이렇게 말이 안 되는 법이 존속되는 건 안 된다, 개정해주십사 요구했다"며 "여야 정치개혁특별위원회를 만들면 시간이 너무 걸려서 행정안전위원회에서 논의하는 걸로 (김상훈) 정책위의장도 말씀 주셔서 그렇게 진행될 것"이라고 전했다.
지구당 부활과 관련해 현재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정당법·정치자금법 개정안과 김영배 민주당 의원의 정당법·정치자금법·공직선거법 개정안 등이 발의된 상태다.
이기민 기자 victor.le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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