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대신 품질 좋은 저가형 브랜드 인기
단순 가성비 좇지 않아…“품질은 기본 전제”
고물가로 개인 소비력이 약화하면서 비싼 브랜드 상품 대신 유사한 기능 혹은 품질을 가진 저가형 제품, 이른바 ‘듀프(dupe)’ 소비가 확대되고 있다.
복제품을 뜻하는 영어 단어 ‘듀플리케이션(Duplication)’에서 유래된 듀프 소비는 단순히 위조품을 찾는 것이 아닌, 가성비가 높은 대안 제품을 구입해 만족도를 높이는 것을 뜻한다. 특히 패션·뷰티 부문에서 이런 듀프 소비를 겨냥한 상품을 찾는 것은 어렵지 않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듀프 소비의 대표 주자로 꼽히는 ‘다이소 뷰티 부문’ 올해 1~9월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160% 성장했다. ‘샤넬 립앤치크밤(6만3000원)’과 기능이 유사한 저가 상품으로 입소문이 난 ‘손앤박 아티스프레드컬러밤(3000원)’은 출시 후 반년이 지난 지금도 매장에서 구하기 쉽지 않다.
유니클로는 크리스토퍼 르메르, JW앤더슨, 질샌더, 마르니에 이어 최근 지방시 출신 유명 패션 디자이너인 클레어 웨이트 등과 협업한 제품 ‘유니클로:C’를 선보였다.
인기를 끄는 가장 큰 배경은 협업한 명품의 아이덴티티와 스타일은 유지하면서 값은 훨씬 저렴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유니클로가 고가 브랜드나 유명 디자이너와 협업해 한정판 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매장 앞에 긴 줄이 늘어서고,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바로 품절되는 등 매출 흥행에 성공하고 있다.
SPA 브랜드 자라(ZARA) 역시 듀프의 선두주자다. ‘샤넬 느낌 트위드’, ‘프라다 느낌 신발’이 틱톡이나 유튜브 등에서 시즌마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런 듀프 소비가 단순히 가성비를 쫓는 현상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무조건 가격이 싼 제품을 찾는 게 아니라, 품질을 기본 전제 조건으로 소비자가 자신만의 기준을 정한 후 지갑을 여는 것이라는 분석이다.
반면 최근 럭셔리 브랜드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구찌, 보테가베네타 등을 보유한 케어링(Kering) 그룹은 지난달 23일(현지시간) 올해 실적이 지난해의 반토막일 것이라고 발표하기도 했다. 루이비통, 디올 등을 보유한 LVMH 올해 3분기 매출도 190억7600만유로(약 28조3000억원)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3% 감소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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