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만의 건강 관리법을 발굴·적용
생애주기 변화·의학 발달 등 영향
중장년층에서 청년층까지 관심 확대
'헬스디깅(Health Digging)'은 영어로 '건강(Health)'과 '구멍을 파다(Digging)'의 합성어다. 건강관리를 위해 다양한 건강 정보에 파고드는 행동을 일컫는다. 헬스디깅족은 이러한 행동을 통해 자신만의 건강 관리법을 발굴하고 적용하는 이들을 통칭해서 일컫는 용어다.
평균 수명의 증가는 생애주기에 근원적인 변화를 불렀다. 생애주기 변화의 핵심은 인생 후반기의 증가다. 의학의 발달로 50대 이후의 건강 상태가 양호해지면서 노년기에 진입하는 연령이 갈수록 늦춰지고 있다.
늘어난 생애주기에 건강관리의 패러다임 역시 변하고 있다. 건강 수명(건강한 상태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수명)을 도외시한 장수(長壽)를 경계하면서,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는 인식이 퍼졌다. 건강관리는 중장년층의 주 관심사였지만, 최근엔 청년층인 MZ세대(밀레니얼+Z세대) 사이에 헬스디깅족이 늘고 있다.
시장조사 전문기업 엠브레인 트렌드모니터가 지난 7월 발표한 '웰에이징(Well-aging) 관련 인식 조사'에서 "평소 건강관리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응답률은 20대 55%, 30대 49.5%, 40대 40.5%, 50대 47.5%로 집계됐다. 2016년엔 20대 30.8%, 30대 32%, 40대 36.4%, 50대 58%를 기록했다. 30%대 초반에 머물던 2030 청년층의 응답률이 50%대 안팎까지 증가했다. 건강관리에 대한 청년층의 관심이 눈에 띄게 높아진 걸 확인할 수 있다.
이에 따라 '디깅 소비'도 확산하고 있다. 디깅 소비란 자신의 취향을 깊게 파고드는 행위가 관련 제품의 소비로 이어지는 것을 의미한다. 간단한 먹거리부터 영양제, 운동용품 등 건강 관련 제품의 구매가 늘고 있다.
실제로 헬스디깅족의 증가는 건강기능식품과 운동용품, 애슬레저룩 등의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에 따르면, 건기식 시장 규모는 2019년 4조8936억원에서 지난해 6조2022억원으로, 5년 만에 26.7% 성장했다. 3년 뒤인 2027년에는 15조원까지 확대될 것으로 추산된다.
다만 중장년층인 X세대(1964~1979년생)와 청년층인 Z세대(1997년생 이후) 헬스디깅족은 건강 관련 관심 주제와 구매 행동이 서로 차이를 보인다. 디지털 광고 전문기업 인크로스는 지난 2월 헬스디깅족을 분석한 IDL 리포트를 공개했다. 이 보고서에서 '세대별 건강기능식품 검색률과 온라인 구매율 향상도'를 비교 분석한 결과, Z세대 헬스디깅족은 미용보조·운동보조식품 구매와 관련이 높았다. 반면, X세대 헬스디깅족은 다이어트보조식품 구매와 관련이 높았다.
저당 식품인 '제로(Zero)' 식품에 대한 관심은 Z세대가 더 높았다. '세대별 헬스디깅족 생수·커피·음료 카테고리 구매 상위 5개 제품'을 분석한 결과, X세대는 생수(1, 3위)와 일반 탄산음료(2위)의 구매율이 높았다. 제로 탄산음료는 순위에 없었다. 반면, Z세대는 제로 탄산음료(1,3위)가 높은 순위를 기록했다.
선호하는 운동 역시 달랐다. X세대는 선호 운동 1위인 일반스포츠·헬스(34.2%)와 2위 골프(32.1%)가 비슷했지만, Z세대는 일반스포츠·헬스(51.6%)가 압도적인 1위였다. 2위인 동계스포츠(9.2%)와 현격한 차이를 보였다.
최호경 기자 hocanc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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