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륜스님 "민주당, 의료대란 침묵 아쉬워"
이재명, 보수 원로·경제 인사 연이어 만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법륜스님과 만났다. 보수 진영 원로뿐만 아니라 경제계, 종교계까지 정치 보폭을 넓히면서 대권 가도에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이 대표는 6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법륜스님과 만나 차담회를 갖고 "먹고 사는 문제도 힘들고 특히 평화 문제가 심각해서 말씀을 들어보고 싶었다"고 말했다.
법륜스님은 "미국 대선이 어떻게 끝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제일 큰일은 한반도 평화를 지켜내는 것"이라며 "전쟁이 난다면 우리가 반세기 이상 쌓아놓은 경제력이나 문화가 무너질 것이다. 이 대표가 정부와 잘 논의해서 절대로 전쟁은 안 된다(고 해달라)"고 말했다.
법륜스님은 의료대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코로나19 팬데믹 때 의료계가 잘 대응해줬고 의대 정원 증원 계획이 필요한 건 맞지만 합리적으로 대화해서 풀어야 한다"며 "이렇게 계속 가다간 의료대란으로 보건 및 의료계가 붕괴할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민주당이 정부와 의료계의 갈등에 대해 거의 침묵하는 부분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그렇지는 않지만 그렇게 보일 수 있다"고 답했다.
법륜스님은 민생과 관련해서도 정치권의 책임을 지적했다. 그는 "자영업을 중심으로 한 서민경제가 정말 어렵다"며 "첫째는 정부의 잘못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국회 다수를 차지하는 민주당의 책임도 크다"고 말했다. 이 대표와 법륜스님은 모두발언을 마친 후 차담회를 비공개로 전환했다.
이 대표는 최근 들어 외연을 확장하고 있다. 진영을 가리지 않고 보수 원로를 만나는 등 사실상 대권 행보를 보인다는 해석이 나온다. 이 대표는 지난 9, 10월 김종인 전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과 이상돈 전 국민의당 의원, 윤여준 전 환경부 장관 등을 만났다. 이 대표는 지난달 30일 '보수의 책사'로 불리는 윤 전 장관을 서울 여의도 한 식당에서 만나 "저희가 할 수 있는 게 제한적이라 어르신들의 말씀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 전 장관은 "국정은 길을 만드는 것이라는 점에서 여야가 공히 책임이 있고 힘을 합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경제계와도 만나고 있다. 그는 이달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SK 인공지능(AI) 서밋 2024'를 통해 최태원 SK 회장을 만나 "정치가 해야 하는 몫을 말씀해주시면 충실하게, 신속하게 이행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법이 체계화되지 않은 부분이 하도 많아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려고 해도 법적으로 아이디어 실현이 어렵다"고 호소했다.
공병선 기자 mydillo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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