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축구협회 감사 최종 결과
감독 선임·사면권 부당 행사 등
축구협회 공정위에 징계 요구
문화체육관광부가 대한축구협회에 정몽규 회장 등 고위층에 최소한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를 내릴 것을 요구했다.
문체부는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별관에서 대한축구협회 감사 최종 결과를 발표하며 이 같은 입장을 밝혔다.
문체부는 정 회장을 비롯해 홍명보 국가대표 감독 선임 과정에 관여한 김정배 상근부회장, 이임생 기술총괄이사 등에게 자격정지 이상의 징계가 필요하다고 결론 내렸다.
문체부는 정 회장에 대해 협회 업무 총괄로서 감독 선임에 대한 논란뿐 아니라 징계 축구인들에 대한 부적절한 사면 조치, 천안 축구종합센터 건립 보조금 허위 신청 등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밝혔다.
징계 기준과 관련해 최현준 감사관은 "축구협회 공정위원회 규정상 제명, 해임, 자격정지가 공무원 기준으로 중징계에 해당한다고 본다. 이 세 가지 가운데 공정위가 선택하면 될 걸로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징계를 권고하는 게 아니라 요구하는 것"이라며 "규정상 문체부는 징계를 요구할 권한이 있고, 그에 대한 판단은 축구협회 공정위가 내리도록 돼 있다. 협회가 국민 눈높이·여론에 맞춰 바람직한 판단을 할 거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지난달 2일 감사 중간 결과 발표 당시, 홍명보 감독 선임 과정에서 절차상 문제점이 발견됐다고 했던 문체부는 이날 재차 홍 감독 선임 과정에서 문제가 있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회에서 다시 추천하는 절차를 거쳐서라도 재선임 작업에 나서는 등 '하자를 고칠 방법'을 강구하라고 협회에 통보했다.
다만 협회가 홍 감독과 체결한 계약을 유지할지 해임할지 등 세부적인 방식은 협회가 자율적으로 판단할 영역이라고 봤다.
문체부는 또 축구종합센터 건립 사업에서도 부적절한 업무 처리가 여러 차례 확인됐다고 밝혔다. 협회가 축구종합센터 건립 재원을 조달하면서 문체부의 승인 없이 하나은행에 615억원 한도 대출 계약을 약정했고, 77억원의 보조금을 지원받는 과정에서 사무공간을 만들지 않기로 한 협의를 깼다고 지적했다.
문체부는 지난해 3월 기습적인 징계 축구인 사면 조치에 대해서도 '사면권 부당 행사'로 판단, 정 회장에게 책임을 물어야 할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지도자 자격증 가운데 가장 높은 P급 강습회에 불합격 처리해야 할 수강생 6명이 합격하는 등 불공정한 업무 처리가 나타난 데다 축구인·축구팬의 개인정보를 관리하는 통합경기정보시스템 등이 부실하게 운영된 점도 문제로 지적했다.
박병희 기자 nut@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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