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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크론 턱밑 추격하는 中…탄력받는 '메모리 4강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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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CXMT D램 생산능력 올해 글로벌 12% 수준
내년 月 25만장 생산 전망

삼성·SK 전략에도 변화
범용 비중 줄여 공급과잉 대응

중국 D램 1위인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가 레거시(범용) D램 생산량을 확대하면서 글로벌 반도체 업체 3위인 미국 마이크론의 턱 밑까지 쫓아온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보다 추격 속도가 빠르다"는 업계의 우려처럼,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지형이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 '3강 체제'에서 '4강 체제'로 개편될 것이라는 관측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4일 대만 시장조사업체 트랜드포스에 따르면 CXMT의 글로벌 생산능력 비중은 2022년 4%에서 올해 말 12%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내년에는 그 비율이 15%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현재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D램 생산 비중이 각각 37%, 25%, 17% 수준인데 CXMT가 3위 마이크론에 이어 4위까지 쫓아온 것이다.

CXMT의 월평균 D램 웨이퍼 투입량은 올해 17만5000장에서 내년에는 42.9% 증가한 25만장으로 전망된다. 올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마이크론은 각각 60만1000장, 42만1000장, 31만1000장으로 전망되는데, 이들 기업의 웨이퍼 투입은 올해보다 10% 안팎 증가에 그칠 것이라는 견해가 우세하다. 그만큼 CXMT의 증가속도가 메모리 '빅3'를 위협하고 있다는 뜻이다.

마이크론 턱밑 추격하는 中…탄력받는 '메모리 4강 체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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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XMT 시장점유율 확대의 핵심은 DDR4와 같은 구형 반도체다. 이 회사는 내년 구공정 반도체 생산량을 50% 이상 늘릴 전망이다. 구공정 반도체 가격은 지속해서 하락할 수밖에 없다.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달 메모리카드·USB용 낸드플래시 범용제품(128GB 16Gx8 MLC) 평균 가격은 3.07 달러로 전월 대비 29.18% 급락하며 3달러 초반선까지 내렸다. 이 제품은 작년 10월 말(3.88달러)을 마지막으로 줄곧 4달러 선을 유지했다. PC용 D램 범용제품(DDR4 8GB)의 지난달 평균 가격은 1.70달러로 두 달 연속 같은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 4~7월 줄곧 2.10달러를 유지하다 8월 2.05달러로 하락하며 약세 기조가 이어졌다.


트렌드포스는 "CXMT는 DDR4 생산능력을 적극적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정부는 더 많은 PC 제조업체에 프로모션 가격을 제공하기 위한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4분기 계약가격이 5~10% 하락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중국 메모리 기업들의 약진은 삼성전자, SK하이닉스의 전략에도 변화를 부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최근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 실적에 대해 "중국 메모리 업체 영향"이라고 이례적으로 밝히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중국 메모리 회사들의 약진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내 업체들은 범용 메모리 사업 비중을 줄여 공급과잉 우려에 대응하고 있다. 김재준 삼성전자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실장(부사장)은 지난달 31일 콘퍼런스콜에서 "일부 범용 제품은 시장 수요에 맞춰 D램과 낸드플래시 모두 생산량을 하향 조정할 것"이라며 감산 전략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도 최근 콘퍼런스콜에서 "중국 공급사들의 레거시 진출 가속화로 D램 가격 변동성이 높아지는 등 수급에 부정적 영향이 증가했다"며 "레거시 제품 생산 규모 줄이고 '선단 공정 전환'을 앞당겨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DDR4와 저전력(LP) DDR4의 생산 비중을 올 2분기 40%에서 3분기 30%로 낮춘 데 이어 4분기에는 20%까지 줄일 계획이라고 전했다.


안기현 한국반도체산업협회 전무는 "중국산 D램은 수출은 어렵지만 중국 내수 시장에서 워낙 많이 팔리는 추세"라며 "(글로벌 D램 시장은) 삼성, SK, 마이크론의 기존 3강 체제가 아닌 CXMT까지 포함한 4강 체제로 재편돼 한국 반도체 산업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차세대 D램 시장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는 제한적일 것이라는 게 업계의 판단이다. 선단 공정 필수인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등을 구할 수 없는 만큼 중국이 최첨단 반도체를 구현하는 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얘기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이 장비 등을 내재화해 자체적으로 AI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시도를 하고 있지만 경쟁력은 떨어진다"며 "D램 시장에서 DDR4 비중도 점점 줄어들고 있어 당분간 기술격차는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예주 기자 dpwngks@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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