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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도 똑같이 당할라"…중국산 '드론' 두려워하는 대만[전쟁과 경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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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함 1척없는 우크라, 러에 대승
드론시장 70% 中 장악…대만 위협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일대에서 1인칭 시점(FPV) 드론을 전장 투입 전 시험비행하고 있다.[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지난달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자포리자 일대에서 1인칭 시점(FPV) 드론을 전장 투입 전 시험비행하고 있다.[이미지출처=로이터·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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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 정부가 최근 중국의 무인기(드론) 공격에 대비해 저궤도 위성을 활용한 '안티 드론(Anti Drone)'시스템 구축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국제적으로 화제가 됐다. 대만은 이와 함께 대만해협의 방어를 강화하고자 미국에서 자폭용 드론 1000대도 수입하기로 미국 정부와 계약을 체결했다.


예전 같으면 해상방어가 목적이라면 주로 항공모함이나 전함, 함대함 미사일 등을 구매하겠지만, 이제는 배보다 드론이 더 중요한 무기가 됐다. 해상에서 드론이 얼마나 무서운 무기로 쓰일 수 있는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똑똑히 보여줬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도중 벌어진 흑해 교전은 제대로 된 배 1척도 없는 나라가 드론만 가지고도 해상방어에 성공할 수 있다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만들어냈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초반인 2022년 2월, 당시 우크라이나군은 전함은커녕 구축함도 단 1척도 없었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 병합 시 우크라이나의 가장 큰 군사용 항구인 세바스토폴이 함락되면서 그곳에 있던 전함과 구축함이 모두 러시아군에 의해 나포됐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남아있던 배는 서방국가들에서 원조로 받아온 경비정 20척이 전부였다.


이에 비해 러시아 흑해함대는 전함과 구축함 등 75척의 대형 함선 선단을 거느린 대규모였다. 이러한 전력 차이에서 우크라이나의 해군은 없는 것이나 다를 바 없었기 때문에 전쟁 초반 흑해 전장은 완전히 러시아군의 독무대였다. 해상에서 지상을 향한 함포사격도 우크라이나 육군을 크게 위협했다.


이런 열세를 뒤집은 주역은 드론이었다. 미국으로부터 지원받거나 우크라이나가 자체 생산한 각종 드론은 러시아 흑해함대를 일방적으로 유린하기 시작했다. 재밍용 드론이 함선의 레이더를 무력화하고, 폭격용 드론이 함선에 폭탄을 투하했다. 또한 소형 보트를 개조한 해상드론이 함선의 탄약고 등 약점을 노려 자폭하면서 흑해함대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졌다. 결국 지난해까지 흑해함대는 우크라이나 드론 공습으로 전체 3분의 1에 달하는 25척의 함선을 잃게 됐다. 이후 러시아군은 직접적인 해상전을 최대한 피하고, 세바스토폴 군항에 틀어박혀 방어에만 전념하고 있다.

이러한 우크라이나 흑해 전장의 결과를 가장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있는 나라는 대만이다. 중국의 군사도발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유사시 중국의 대규모 드론 공습에 대만해군이 똑같이 당할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더군다나 중국은 세계 드론 시장의 70%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우크라이나군과 비교도 안 될 막대한 양의 드론을 대만해협에 전개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전쟁연구소(ISW)도 최근 보고서를 통해 "중국의 막대한 공중, 해상용 드론 생산량을 고려하면 유사시 대만해군은 적어도 수백만 대 규모의 드론을 빠르게 전장에 배치할 준비를 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비단 대만만의 문제가 아니다. 북한의 오물풍선이 언제 중국산 드론으로 바뀔지 모를 상황에서 우리나라 역시 안심할 수 없다. 미국으로부터 최첨단 무기와 전함을 사들이는 것만으로 국가안보를 담보할 수 없다. 새로운 드론 전쟁의 패러다임에 빨리 익숙해져야 할 것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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