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처럼 많은 주가 접전을 벌인 적은 없었다."(더힐)
"누가 승리할지에 대한 단서가 거의 없다."(일간 가디언)
11·5 미국 대선을 불과 사흘 앞둔 2일(현지시간) 주요 외신들은 예측 불허의 안갯속 판세라는 평가를 쏟아내고 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평균 0.3%포인트 초박빙 구도가 확인되는 가운데 두 후보는 마지막 주말을 맞아 경합주에서 막판 유세를 이어가고 있다. 아직 마음을 정하지 못한 부동층은 물론이고, 선거에 무관심한 유권자들까지 투표장에 끌어내기 위해 총력전을 펼치는 모습이다.
'평균 '0.3%P' 격차, 초박빙 여론조사
의회전문매체 더힐의 최신 여론조사 평균치에 따르면 해리스 부통령의 지지율은 48.3%로 트럼프 전 대통령(48%)을 불과 0.3%포인트 앞서고 있다. 오차범위 내 접전구도 속에서 불과 며칠 전보다도 더 격차가 좁혀지면서 대선 결과를 더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이다.
최근 공개된 여론조사들은 조사기간, 지역, 주관기관 등에 따라 엇갈린 모습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가 이날 업데이트한 7개 경합주 여론조사에서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펜실베이니아, 네바다, 노스캐롤라이나에서 1%포인트, 조지아에서 2%포인트, 애리조나에서 3%포인트 우위였다. NYT는 "주요 여론조사에서 최근 들어 트럼프쪽으로 기울어지고 있다"면서 "1%포인트 정도 수준이긴 했으나, 해리스의 우위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반면 더타임스와 유고브는 대선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7개 경합주 중 4곳에서 승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구체적으로는 가장 많은 선거인단을 보유하고 있어 '경합주 중의 경합주'로 불리는 펜실베이니아주, 미시간주, 위스콘신주, 네바다주에서 해리스 부통령이 각각 3%포인트, 3%포인트, 4%포인트, 1%포인트 우위에 있다고 발표했다. 더타임스는 "통상 투표 결과가 예상에서 벗어나지 않는 (뚜렷한 블루스테이트, 레드스테이트인) 나머지 43개주와 합치면, 해리스가 538명의 선거인단 중 276명을 차지해 트럼프(262명)를 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간 가디언은 "대선 캠페인이 마지막 주말에 접어들었지만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와 해리스는 영구적 교착상태에 빠진듯 하다"고 전했다. 특히 이 매체는 펜실베이니아에서 두 후보의 지지율이 48%로 팽팽하게 나타나는 등 주요 격전지들이 초박빙 구도라는 점을 주목했다. 조시 클린턴 밴더빌트 대학 정치학 교수는 NBC에 최근 321개 여론조사에서 124개가 1%포인트 이하 격차에 불과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놀라울 뿐 아니라, 믿기 어려울 정도의 치열한 경쟁"이라고 강조했다.
경합주 총력전...4일째 '같은 날, 같은 주' 방문
두 후보가 캠페인 막판 경합주를 찾아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서다. 해리스 부통령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이날 유세지에는 공통적으로 노스캐롤라이나가 포함됐다. 7대 경합주라는 특성 외에도 이날 노스캐롤라이나주의 사전투표가 마지막 날이라는 점까지 고려한 결정이다.
주요 외신들은 "해리스와 트럼프가 같은 날, 같은 주를 방문하는 것은 4일 연속"이라며 "이는 7개 경합주의 중요성을 보여준다"고 주목했다. 노스캐롤라이나주는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승리한 곳이다. 다만 같은 날 주지사로는 민주당을 선출했다. 가디언은 "두 당 모두에 희망을 안겨줬다"고 평가했다.
특히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두 후보가 지지후보는 커녕 투표 여부조차 결정하지 못한 유권자를 공략하고자 하고 있다는 점을 짚었다. 초박빙 판세에서 1표라도 확보해야 한다는 전략에서다. WSJ는 "가끔씩 투표하는 유권자들은 전체 유권자의 4분의1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산된다"며 "이에 비해 등록 유권자 중 마음을 못정한 부동층은 3%에 불과하다"고 분석했다.
공화당은 선거운동원이 집집마다 찾아가 지지를 호소하는 캠페인도 이들에 초점을 맞춘 상태다. 마이클 와틀리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은 한 팟캐스트에서 "예전과 달리 투표를 잘 하지 않는 유권자에게 집중하고 있다"며 "그들을 소파에서 일어나게 해야한다"고 말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하는 슈퍼팩 '프라이오리티 USA' 역시 이들에 초점을 맞춰 투표를 독려하는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데이터·기술 전략 전문가 카터 칼치크는 "이러한 전략은 확실히 투표율을 1%포인트, 2%포인트 올릴 것이고 (이 수치가) 아무것도 아니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플로리다대학 선거연구소에 따르면 현재 7000만명 이상의 미국인이 사전투표를 마친 것으로 파악된다. 이는 2020년 대선 당시 전체 투표자수(약 1억5843만명)의 40% 수준에 해당한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이 한창이던 2020년 기록한 역대 최고 수준의 사전투표율에는 못미치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는 평가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올해 대선 사전투표율이 54%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사전투표율이 높을 경우 민주당 후보에게 유리하게 작용해왔다. 이로 인해 미국 내에선 개표 초반 공화당이 우세하게 '레드 미라지'(Red Mirage, 공화당 신기루)라는 단어가 만들어졌을 정도다. 하지만 올해는 단언하기 어렵다는 게 현지 언론들의 진단이다. 그간 사전투표 조작 가능성에 불신을 표하던 트럼프 전 대통령마저 최근 유세마다 사전투표를 적극 독려하고 있어, 많은 지지자들이 이미 투표를 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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