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 딸이 남자친구 만나 비행 저지르자 범행
경찰 조사에서 “내 딸 가스라이팅한다”고 주장
검찰이 딸과 교제하던 10대 남학생에게 흉기를 휘둘러 상해를 입힌 혐의(살인미수)로 기소된 30대 여성에게 징역 7년을 구형했다.
A씨는 지난 9월 9일 대구 수성구의 길거리에서 딸 B양(16)과 함께 있던 C군(14)의 복부와 어깨 등을 찔렀다.
앞서 A씨는 B양이 지인 소개로 C군을 알게 된 후 학교에 가지 않고 술을 마시고 담배를 피우는 등 비행을 저지르자 둘을 떼어 놓기 위해 제주로 이사를 했다.
그러자 B양은 제주에서 수면제를 과다 복용해 혼수상태에 빠졌다. A씨는 B양이 깨어나자 “C군을 만나지 말라”고 강요했다.
그러나 B양은 곧바로 대구로 돌아갔고, A씨는 딸을 뒤쫓아가 술을 마신 후 B군을 기다리다가 흉기를 휘두른 것으로 조사됐다.
당시 현장 CCTV에는 상황이 그대로 담겼다. 흉기로 배를 찔린 C군이 놀라 도망치자 A씨는 뒤따라가려고 했다. B양이 팔을 붙잡고 말렸으나. A씨는 뿌리치고 C군을 300여m 쫓아갔다.
C군은 멀리 도망가지 못하고 한 상가 입구에 쓰러졌고, A씨와 B양이 실랑이를 벌이는 사이 출동한 경찰이 삼단봉으로 A씨를 제압해 체포했다.
A씨는 경찰 조사에서 “C군 때문에 딸이 일탈하기 시작했다”면서 C군이 B양을 가스라이팅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에 신고해도 해결되지 않자 직접 나선 것”이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1일 대구지법 제11형사부 이종길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A씨(38)에 대한 결심공판에서 검찰은 “우발적이긴 하지만 미성년자를 살해하려 했다”며 “피해자가 의식을 되찾았으나 소화기능장애 등을 앓고 살아가야 한다”고 징역 7년을 구형한 이유를 밝혔다.
A씨는 최후 진술에서 “아무것도 모른 채 집에서 기다리고 있을 아이들의 품으로 돌아가고 싶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최승우 기자 loonytuna@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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