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트진로그룹, 화장품 ODM 업체 인수
신세계L&B, 뷰티 제품 출시로 브랜드 확장
저성장 기조 타파 위한 수익성 다각화 목표
주류업계가 뷰티 사업을 지렛대 삼아 반전에 나섰다. 경기침체 장기화로 주류 산업이 주춤하고 있는 만큼 화장품 사업을 신성장 동력 삼아 수익성을 개선한다는 전략이다.
2일 업계에 따르면 하이트진로의 음료 사업 계열사 하이트진로음료는 최근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 지분 57.12%를 150억원에 취득했다. 또 다른 계열사인 진로소주도 100억원을 들여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의 지분 38.1%를 샀다. 이로써 하이트진로그룹은 신기술사업투자조합 티피-에스비피 뷰티 제1호의 지분 대부분인 95.2%를 보유하게 됐다
신기술사업투자조합이란 신기술을 보유한 벤처기업이나 중소기업 등에 자금을 투자해 이들의 성장을 지원하는 조합을 말한다. 개인·법인·금융회사 등으로부터 출자금을 모아 신기술사업자에 투자한 다음 기업이 성장한 이후 투자금을 회수해 이익을 배분하는 식이다. 업계는 하이트진로그룹의 지분 취득이 출자를 통한 투자 수익 확보 목적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로 하이트진로와 진로소주는 '출자를 통한 투자수익 제고'를 지분 취득 목적이라고 밝혔다.
하이트진로그룹은 주류 사업을 뒷받침할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뷰티 사업을 점찍고 투자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 일환으로 최근 하이트진로그룹의 계열사 서영이앤티는 화장품 ODM(제조업자 개발·생산) 업체인 비앤비코리아를 인수했다. 비앤비코리아는 2011년 설립 이후 꾸준히 성장해 지난해 매출 442억원, 영업이익 70억원을 거둔 중소형 화장품 제조사다. 달바, 메디큐브 더마팩토리 등 100여 개의 중소 화장품 브랜드를 고객사로 둔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의 주류 자회사 신세계L&B '와인앤모어'도 화장품 ODM·OEM(주문자 개발·생산) 전문기업 유씨엘과 협업해 뷰티 제품을 선보인다. '와인앤모어 뷰티' 상표권을 출원한 신세계L&B가 선보이는 뷰티 제품은 프랑스 부르고뉴산(産) 피노누아가 첨가된 마스크팩과 핸드크림, 바디스크럽 등 3종으로 본업인 와인과의 연계성을 강화한 상품이다. 제품 판매는 지마켓 등 이커머스를 중심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주류회사가 화장품 시장에 뛰어든 배경은 수익성을 다각화하기 위해서다. 최근 주류업계는 경기침체의 장기화 등으로 저성장 기조가 뚜렷해지며 대안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다. 실제 식음료업계 대부분은 연간 한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보이고 있고, 하이트진로 역시 지난해 기준 영업이익률이 4.9%에 그쳤다. 기존 사업만 유지할 경우 생존이 어려울 것이란 위기감이 고조돼 사업 다변화와 해외시장 확대 등으로 돌파구를 마련하려는 것이다.
특히 하이트진로의 경우 주력사업인 소주사업이 내수시장의 포화와 정체로 동남아 등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린 가운데 최근 전 세계적으로인기를 끌고있는 K-뷰티의 지속적인 성장 가능성을 높게 평가한 것으로 보인다. 식음료 업체와 다르게 평균 10% 수준의 높은 영업이익도 매력적인 지점으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허재균 서영이앤티 대표는 "비앤비코리아는 독보적인 화장품 제조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회사"라며 "이번 인수를 통해 서영이앤티는 종합 식품을 뛰어넘어 라이프 스타일을 선도하는 기업으로 새롭게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신세계L&B의 경우 본격적인 화장품 사업 진출이라기보다는 기존 주류 전문매장 브랜드로 인식되던 와인앤모어를 주류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확장하는 작업의 일환으로 볼 수 있다. 와인과 연계된 제품 라인업의 확장 가능성은 열려있지만 그 이상은 고려하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실제로 와인앤모어 뷰티 사업은 모두 위탁 생산과 판매를 통해 이뤄지며, 신세계L&B는 브랜드 로열티를 수취하는 형태로 진행될 예정이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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