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현물이전 제도 시행 이틀 앞으로
증권사들 '환승 고객' 잡기에 총력
미래에셋 부동의 1위…삼성 등 맹추격
국내 퇴직연금 적립금이 400조원에 근접한 가운데 이달 31일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 시행이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증권 업계에선 은행에 절반 이상 묶여있던 대규모 자금 이동을 기대하며 '환승 고객' 잡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9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달 31일 퇴직연금 현물이전 제도가 시행된다. 퇴직연금 현물이전제도는 퇴직연금 계좌를 다른 금융사로 이전할 때 기존에 운용 중인 투자 포트폴리오를 매도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한 채 이전할 수 있는 제도다.
올 3분기 기준 총적립금 400조793억원의 퇴직연금 시장에서 은행의 비중은 50%를 넘어선다. 은행은 210조2811억원의 적립금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연금 제도의 성숙과 높은 수익률을 추구하는 투자자 성향이 맞물리면서 증권 업계 비중은 차츰 증가하는 추세다. 증권사들은 퇴직연금 현물 이전이 이달 본격 시행되면 개인형 퇴직연금 증가세가 더욱 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원리금 보장형 상품이 라인업 대부분을 차지하는 은행에 비해 증권사에선 비교적 높은 복리 수익 효과를 누릴 수 있는 상품들을 내걸 수 있기 때문이다.
증권 업계에서 퇴직연금 선두주자로 손꼽히는 곳은 미래에셋증권이다. 미래에셋증권 적립금은 27조3755억원으로 올해만 4조원가량 순증했다. 현대차증권(16조8082억원), 한국투자증권(14조4822억원), 삼성증권(14조1110억원), NH투자증권(7조1866억원) 등도 상위권에 올랐다.
미래에셋증권은 '투자하는 연금'을 앞세웠다. 글로벌 네트워크를 통해 전 세계 자산운용 트렌드에 맞는 다양한 상품 및 서비스 제공과 더불어 글로벌 자산 배분과 안정적 수익률, 특화된 디지털 연금자산관리 서비스가 강점이다. 삼성증권의 경우 운용의 다양성과 전문가 조직, 다이렉트 IRP를 통한 가입자의 수수료 부담 완화 노력 등이 꼽힌다.
증권사들은 MZ세대 회사원 등을 겨냥해 디지털 연금 콘텐츠 강화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대표적인 채널이 유튜브 채널이다. 삼성증권의 '삼성팝', 미래에셋증권의 '스마트머니'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 포털 사이트 대신 유튜브 검색을 통해 정보를 얻는 MZ세대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 IRP 연금이전 사전예약 시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겠다며 이벤트를 앞세운 곳도 부지기수다.
증권 업계 관계자는 "이번 제도 시행으로 투자하는 연금으로의 머니무브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30년 이상 장기 투자가 필수인 연금시장에서 각 회사가 보유한 이미지들 역시 투자자들의 선택을 결정짓는 중요한 요인이 될 것"이라고 짚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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