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영국 집권 노동당을 미국 대선 개입 혐의로 선거 당국에 제소한 가운데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의 참모진도 논란의 중심에 섰다.
24일(현지시간) 일간 더타임스 등에 따르면 사건의 발단은 모건 맥스위니 영국 총리실 비서실장과 매슈 도일 전 커뮤니케이션 담당이 지난 8월 시카고에서 열린 미국 민주당 전당대회(DNC)에 참석하면서 시작됐다.
영국 노동당 측은 이들이 미국 민주당과의 오랜 관계 때문에 DNC에 참석한 것이지 민주당 대선후보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 측에 선거 관련 조언을 하러 간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이어 당시 총리실 정치 수석이던 맥스위니 실장의 미국행 경비는 노동당이, 도일의 경비는 한 싱크탱크가 각각 부담했다고 덧붙였다.
영국 노동당 인사가 미국 대선 개입 논란에 휩싸인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앞서 트럼프 캠프는 지난 22일 영국 노동당이 해리스 부통령을 지원하기 위해 대선에 개입했다며 미국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에 고소장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자신을 노동당의 '작전 책임자'로 소개한 소피아 파텔이 자신의 링크트인에 "100명에 육박하는 전·현직 노동당 직원이 향후 몇 주간 미국으로 향할 것"이라는 글을 올린 것을 문제 삼은 것이다.
미 연방 선거법상 외국 국적자는 미국 선거에 자금 등을 기부할 수 없지만, 교통비 1000달러(약 137만원)를 초과하지 않는 선에서 무보수 자원봉사가 허용된다. 이에 노동당 측은 현재 해리스 부통령을 위한 선거 운동에 나선 당원들은 자체적으로 경비를 대고 있으므로 미 선거법 위반이 아니라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영국 정치인이 미국 대선과 관련해 활동하는 것이 드문 일은 아니다. 스코틀랜드 자유민주당의 앨릭스 콜 해밀턴 대표는 지난 21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에 "카멀라를 위해 펜실베이니아로 1주일 휴가를 떠난다"고 쓰기도 했다. 주요 외신은 "실제로 스타머 총리가 현재 당원들이나 의원의 미국행을 막지 않고 있다"면서도 "다만 선거 개입 논란이 커지면서 내달 5일 대선 직전 최종 지원을 계획하고 있던 일부 노동당 하원의원이 계획을 재고하고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전날 영연방정상회의(CHOGM) 참석차 사모아로 향하던 스타머 총리는 이번 논란으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관계가 나빠질 수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지난달 뉴욕에서의 회동을 언급하며 "우리는 건설적 대화를 나눴고 나는 영국 총리로서 미국민이 누구를 대통령으로 뽑든 함께 일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김진영 기자 camp@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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