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의 3분기 실적발표를 앞두고 자본정책 및 주주환원 계획에 대한 시장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밸류업 모범생으로 꼽혀온 KB금융과 하나금융이 이례적으로 지난달 밸류업 지수에 탈락하면서, 연말 리밸런싱 특례편입을 겨냥해 한층 강화되고 구체적인 주주환원책이 나올 것으로 기대되면서다.
22일 KB금융지주에 따르면 오는 24일 3분기 실적을 발표하며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공시를 낼 계획이다. KB금융은 지난 5월 밸류업 관련 안내공시를 마쳤고,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본공시를 준비 중이다.
KB금융지주 관계자는 "앞서 발표한 대로 10월 밸류업 본공시를 위해 막바지 작업 중"이라며 "시장에서 가장 기대하는 부분인 수익성 개선 지표는 무조건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지주는 오는 29일 3분기 실적 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이때 밸류업 계획을 내놓을 것으로 보인다.
당초 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는 지금까지 가장 적극적으로 중장기 자본정책을 발표하고 이행해오는 등 밸류업 모범생으로 꼽혀왔다.
KB금융은 최근 10년간 금융지주 중 가장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정책을 펼쳐오며 지난해 말 기준 총주주환원율이 37.7%에 이르는 등 4대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비율을 기록했다.
총주주환원율은 당기순이익에서 배당금 총액, 자사주 매입금 등을 통해 주주들에게 환원되는 비율을 나타내는 것으로 이 숫자가 높을수록 기업이 주주에게 더 많은 이익을 환원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하나금융지주도 함영주 회장 취임 이후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에 앞장서 왔다. 하나금융지주는 올해 들어 총 3500억원 규모의 배당과 3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완료했다.
KB금융과 하나금융은 자기자본이익률(ROE)와 주가순자산비율(PBR) 요건에 미치지 못한 것이 지수 편입 불발 원인으로 꼽힌다. 반면 밸류업지수 편입에 성공한 우리금융과 신한금융의 경우 거래소가 설명한 대로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조기에 공시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우리금융지주는 은행 중 가장 먼저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발표했었다. 신한금융지주 역시 기업가치 제고계획을 통해 2024년 주주환원율 36~40%, 주식 수는 5억주 미만으로 감축하는 등 중장기 목표치와 함께 구체적인 달성 목표를 제시한 점이 높은 평가를 받았다.
이에 KB금융과 하나금융 역시 이번 3분기 실적발표와 함께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강화된 주주환원책과 구체적인 목표치가 담길 것으로 보인다. KB금융의 PBR은 0.39%(2023년 말 기준), 배당성향은 25.2% 수준으로 현 주가 상승세를 유지하며 예측가능한 주주환원책을 내놓는다는 입장이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은 1분기부터 총액기준 분기별 균등 현금배당을 시행, 자기주식 매입소각도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하나금융은 3분기 보통주자본비율(CET1)은 13.15%로 전분기 대비 0.35%포인트 개선된 만큼 주주환원 재원이 확대되며 중장기 주주환원정책이 발표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강승건 KB증권 연구원은 "하나금융은 주주환원율 제고에 대한 경영진의 의지가 높다"며 "하나금융은 4분기에 약 1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매입 및 소각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 경우 총주주환원율은 약 37%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정준섭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밸류업 지수 구성종목에 KB금융과 하나금융이 편입되지 못했기 때문에 이들의 자본정책은 기존보다 더 분명하고 적극적일 것"이라며 "실제 발표내용을 지켜봐야겠지만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의 기준이 될 목표 PBR의 상향과 속도감 있는 주주환원율 확대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권재희 기자 jayf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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