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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김혜연의 AHA]장강명 "AI, 인간의 서사와 인간성 이해 못 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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⑧장강명 작가가 생각하는 기계와 인간, 그리고 이야기

편집자주아시아경제는 나날이 발전하는 생성형 AI가 예술창작 분야에 어떤 변화를 일으킬지, '사람'은 무엇을 고민해야 하는지를 공학자와 예술인의 관점에서 고찰해보기로 했습니다. 이에 따라 매월 한 차례씩 김대식 카이스트(KAIST)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와 김혜연 안무가(여니스트 대표)가 예술창작인과 대담하거나 작품에 관해 토론하는 코너를 마련했습니다. 코너 제목에 들어가는 'AHA'는 'AI, Human & Art'를 뜻합니다. 생성형 AI의 미래를 누구보다 뜨겁게 탐구하는 김대식 교수, 생성형 AI와 무용을 과감하게 접목시키고 있는 김혜연 안무가를 통해 AI와 사람, 그리고 예술이라는 묵직한 화두에 한 걸음 더 다가가 보시기를 기대합니다.
장강명 작가가 지난 지난 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김대식 교수, 김혜연 안무가와 대담하고 있다.

장강명 작가가 지난 지난 1일 서울 서초구의 한 스튜디오에서 김대식 교수, 김혜연 안무가와 대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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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계가 인간성을 학습할 수 있을까? 소설가 장강명은 우리가 인간성이라고 지칭하는 것, 즉 인간의 나약함과 여기에서 비롯되는 경험·통찰이 씨줄날줄로 얽히고설켜 이루어내는 서사야말로 기계가 범접할 수 없는 인간만의 영역이라고 믿는다. AI로 빼곡한 올해 노벨상 리스트의 한 칸을 채운 한강의 작품이 유독 반짝이는 역설 또한 인간의 나약함이 빚어낸 고통스러운 서사와 이를 직시하려는 노력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인간과 인간성, 인간의 언어, 인간과 AI의 공존을 둘러싼 장강명의 이야기는 그래서 더 흥미롭다.


-요즘은 메타버스나 구글 어스 같은 기술 덕분에 우리가 가보지 못한 세계나 시대를 클릭 몇 번 만으로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여전히 소설은 우리가 발 디딘 세계 뿐 아니라 새로운 세계까지 경험케 해주는 강력한 매체로 남아있죠. 소설의 힘은 대체 무엇일까요?

▲저는 제 자신을 포함해서 모든 인간을 하나의 서사로 이해합니다. 심지어 정신과 의사도 환자를 상담할 때 그 사람의 삶을 이야기로 풀어가며 치료하죠. "이건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으니, 이렇게 하면 더 나아질 거다"라고 조언하는 과정 자체가 결국 하나의 스토리텔링입니다. 이는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인간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입니다. 인간은 근대 소설이라는 장르가 생기기 훨씬 이전부터 서사라는 힘을 본능적으로 잘 알고 있었어요. 서사는 단순히 사실의 나열이 아닙니다. 허구적 요소와 픽션이 섞여 있어도 실제 이야기 못지않은 강력한 힘을 가집니다.


서사시가 존재하던 시절에도, 그 안에는 감정을 전달하는 다양한 기술들이 포함되어 있었죠. 근대 소설이 발명되면서 언어는 하나의 강력한 매체가 되었습니다. 메타버스나 가상현실 같은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고 있지만 인간으로 하여금 모든 감각을 통해 서사를 이해하게 하는 데는 한계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메타버스로 시청각적인 요소를 경험한다고 해도 그것만으로 서사 전체를 전달받기는 힘들어요. 후각이나 촉각 같은 요소가 빠진 메타버스 경험은 실물과는 다른 느낌을 줄 수밖에 없죠.


모든 인간은 하나의 서사기계의 감각정보는 한계

인간의 특정 감정을 표현하는 건 단순한 시청각적 정보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메타버스 안에서 ‘꿈이 좌절되는 기분’이나 ‘실연의 아픔’을 느끼도록 할 수 있을까요? 단순히 감각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는 것으로는 한계가 있겠죠. 결국 그런 감정을 전달하기 위해서는 스토리가 필요해요. 시나리오를 통해 이야기의 맥락과 인물의 경험을 제공해야만 그 감정을 느낄 수 있죠. 이를테면 제가 메타버스에서 ‘10년 전 썸을 탔던 남자가 갑자기 연락이 끊기고, 그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었다’라는 상황을 전달하려면, 그 전후 맥락을 충분히 이해시킬 수 있는 이야기가 필요합니다. 그러지 않고 그저 “걔가 죽었어”라는 대사만 들었을 때 아무런 감정적 반응이 없을 거예요.

결국 서사는 단순한 정보 전달을 넘어선 맥락과 감정을 제공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이것이 언어라는 매체의 힘이죠. 메타버스나 다른 기술이 아무리 발전해도, 인간의 복잡한 경험과 감정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언어와 서사가 필요할 겁니다. 기술이 언어의 힘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고 생각해요.

왼쪽부터 김대식 교수, 김혜연 안무가, 장강명 작가.

왼쪽부터 김대식 교수, 김혜연 안무가, 장강명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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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챗GPT 같은 언어 모델들의 발전 속도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이런 상황에 대해 어떤 인상을 받으시는지요?


▲처음엔 정말 놀라웠습니다. 이전에도 대화형 인공지능 프로그램들은 있었지만, 챗GPT는 훨씬 더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것 같았어요. 특히 글쓰기의 맥락을 어느 정도 이해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을 때 ‘이제 정말 AI가 인간의 창작 영역에까지 들어오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여전히 인간이 쓴 글과는 다르지만 그 차이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점에서 충격적이었죠. 이걸 보면서 작가로서 AI가 제 일에 미칠 영향에 대한 걱정이 되었어요.


글을 쓰는 것이 단순히 데이터를 조합하는 작업이 아닌, 인간의 감정과 경험을 담는 일인데 AI가 그 영역에 들어올 수 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AI가 인간처럼 의식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AI의 ‘의식’인 듯 보이는 것은 단순한 착시일 뿐이죠. 의식이 있다고 해도 AI는 인간의 유한성이나 몸을 통한 경험을 이해하지 못할 거라고 봅니다. 우리는 신체적으로 한계가 있고, 고통을 느끼며, 시간의 흐름을 경험합니다. 이런 것들이 인간성을 형성하는 중요한 요소인데 AI는 그 부분에 공감하기 힘들 거예요.


또 하나는, 미래에 등장할 지적 존재들이 인간성을 이해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그들은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는 육신이나 인간적 경험을 이해하지 못하고, 심지어 왜 그것이 중요한지조차 모르겠죠. 우리는 종종 '인간성'이라는 것이 당연히 중요하다고 생각하지만, AI가 꼭 인간성을 획득해야만 하는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걸 설명하기 위해 저는 무라카미 하루키의 소설을 떠올립니다. 소설 속에서 ‘양’이라는 존재가 초인적인 힘을 주겠다고 제안하는데, ‘쥐’는 이를 거절하고 인간의 나약함을 선택합니다. 쥐가 말하는 나약함은 여름에 마시는 맥주 한 잔, 밤에 들리는 풀벌레 소리 같은 사소하지만 소중한 경험들이죠. 저도 이 나약함을 사랑합니다. AI나 트랜스휴먼 같은 존재들과 비교해서 이것이 우월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저는 그 나약함을 지키고 싶습니다. 그것이야말로 인간적인 삶의 본질이니까요.


AI가 인간처럼 의식 가지긴 힘들 것데이터 학습, 인간의 통찰 이해 어려워

-인간과 AI의 차이, 또는 AI의 한계가 어디에서 비롯될까요?


▲AI는 기본적으로 데이터를 기반으로 학습한 정보를 통해 글을 씁니다. 그렇기 때문에 인간이 경험을 통해 느끼는 감정이나 깊은 통찰을 AI가 완전히 이해하기는 어렵다고 봅니다. 인간은 태어나면서부터 유한한 시간을 가지고 있고, 신체적으로 제한된 경험을 통해 세상을 이해하죠. 그 과정에서 우리는 기쁨, 슬픔, 고통 등을 느끼며 성장합니다. 이런 감정적, 육체적 경험은 글을 쓰는 데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입니다. 제가 AI와 기계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들이 “그게 뭐가 중요해? 왜 필요해?”라고 질문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간 세계에서 살아온 저는, 그 경험 속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느낍니다. 이를 너무 인간중심적이고 이기적이라고 할 수 있지만, 저는 이 세상을 지키고 싶어요.


AI와 관련된 질문은 항상 ‘만약 이렇게 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형태로 제기됩니다. 이런 질문은 미래를 기정사실로 받아들이는 함정이 있어요. 우리는 그런 미래를 어떻게 만들 것인지, 그리고 그 미래가 오면 우리 아이들은 어떻게 교육받아야 할지에 대한 논의를 해야 합니다. 이런 질문들이 그저 ‘그런 미래가 올 것’이라는 가정 위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저는 그 전에 우리가 어떤 미래를 만들어야 할지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인간의 ‘나약함’이라는 것이 왜 중요하고 왜 필요한 것이냐고 AI가 묻는다면 어떻게 답하시겠어요?


▲“그런 질문을 하는 기계는 왜 존재해야 하느냐”고 반문하고 싶습니다. 인류의 바람직한 미래를 생각할 때, 굶주리거나 병에 걸려 죽는 아이들이 없었으면 좋겠고, 빈부 격차가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우리가 존엄이라고 부르는 사회적 현상이 훼손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기술이 필요하다면, 우리는 적절한 기술을 개발할 수 있어요. 하지만 현재의 기술 개발 논리는 거꾸로 가고 있습니다. 기술을 먼저 개발한 다음에, 그 결과로 배고픈 아이들을 돕는 식으로 활용하겠다는 발상은 잘못된 것 같아요. 기술 개발자들이 대개 인간의 필요를 충족하기보다는 국방이나 돈을 벌기 위해 기술을 개발하는 경향이 강하죠. 심지어 재미로 개발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저는 기술이 인류를 위해 더 나은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그 본질과 목표를 명확히 해야 한다고 믿습니다.

[김대식·김혜연의 AHA]장강명 "AI, 인간의 서사와 인간성 이해 못 할 것" 원본보기 아이콘

-서사와 이야기가 인간의 중요한 사고 양식이라고 하셨는데, AI가 인간의 서사를 어디까지 이해할 수 있을까요? 서사를 다루는 AI의 능력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십니까?


▲AI가 서사를 이해하는 방식은 결국 데이터의 패턴을 분석하는 데 기반을 두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서사란 단순한 패턴 이상의 것을 담고 있어요. 인간은 세상을 스토리로 이해하는 존재입니다. 우리는 태어나서부터 다양한 경험과 감정을 통해 세상을 해석하고, 그 안에서 이야기를 만들죠. 서사는 인간의 감정, 갈등, 성장 등을 담고 있는데 AI는 그런 경험을 직접 하지 않기 때문에 스토리를 생성할 때도 그 깊이를 표현하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예를 들어 AI가 소설을 쓸 수는 있지만, 그 소설이 독자에게 깊은 감동을 줄 수 있을지는 의문이에요. 스토리라는 건 단순한 사건의 나열이 아니라, 그 속에서 인간이 느끼는 감정과 내면의 변화가 중요하거든요. AI가 스토리 구조를 잘 이해한다고 해서 그것이 곧 훌륭한 이야기로 이어지지는 않아요. AI는 어디까지나 데이터를 분석하고 재구성하는 도구일 뿐, 그 자체로 인간적인 경험을 전달하기는 어렵다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AI가 인간 창작자의 역할을 완전히 대체하기보다는, 도구로서 공존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시는 건가요? AI 기술 발전에 따른 사회적, 윤리적 문제에 따라 기술이 인간성을 위협하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엇을 지켜야 할까요?


▲맞습니다. AI는 인간의 창작 활동을 완전히 대체할 수 없을 겁니다. 하지만 AI가 창작 과정에서 보조 역할을 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죠. 이미 AI를 활용해서 창작의 효율성을 높이거나 새로운 아이디어를 도출하는 시도가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저 역시 AI가 인간의 창작을 돕는 도구로서 발전할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봅니다.


AI가 인간처럼 창조적인 영감을 직접 제공하지는 못하겠지만, 데이터를 빠르게 분석하고 다양한 아이디어를 제시할 수 있는 능력은 분명 유용할 거예요. AI가 단순한 보조자 역할에 머무르며, 인간 창작자가 가진 감정적, 창의적 능력을 더욱 확장시킬 수 있는 방향으로 발전하는 것이 이상적일 것입니다. 결국 중요한 건 AI가 인간 창작자의 도구로서 어떻게 사용되느냐에 달려 있다고 생각합니다.


AI, 인간의 창작 활동 보조 역할은 가능할 것인간-기술 공존 속 '인간다움' 지켜야

인간은 불완전하고, 그 불완전함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는 존재죠. 기술이 인간의 능력을 강화할 수는 있지만, 그 과정에서 우리의 인간다움이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인간이 가진 한계, 고통, 기쁨 같은 감정들이야말로 우리가 인간으로서 살아가는 이유일 겁니다. 기술이 아무리 발전하더라도, 우리가 기술을 사용하는 목적은 결국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입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인간다움을 잃는다면, 기술 발전의 의미가 퇴색될 수밖에 없어요. 따라서 기술은 인간의 존엄성을 지키면서 발전해야 하며 그 균형을 맞추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기술이 발전하더라도 인간의 존엄성과 나약함을 지켜나가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창작이라는 과정과 관련해서 인간의 나약함이라는 키워드를 어떻게 이해하면 좋을까요?


▲인간의 나약함은 창작의 중요한 원천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모두 불완전한 존재이고 그 속에서 고통을 느끼며 성장하죠. 이 과정에서 얻는 경험과 감정들이 결국 창작에 큰 영향을 미쳐요. 예를 들어 제가 쓴 소설에서 등장인물들이 느끼는 좌절, 희망, 사랑 같은 감정들은 제가 겪었던 경험과 감정에서 비롯된 것이 많습니다. 나약함을 인정하고, 그 속에서 창작의 영감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인간의 창작은 단순한 기술이나 논리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내면 깊은 곳에서 나오는 감정과 생각들이 모여 이루어지는 작업입니다. AI가 그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한 인간의 창작 과정에서 나약함이 가지는 의미는 계속해서 중요할 것입니다.

김대식&김혜연의 AHA 대담_ 장강명 소설가가 1일 서울 한 스튜디오에서 김대식 교수, 김혜연 안무가와 만나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김대식&김혜연의 AHA 대담_ 장강명 소설가가 1일 서울 한 스튜디오에서 김대식 교수, 김혜연 안무가와 만나 대담을 하고 있다. 사진=김현민 기자 kimhyun8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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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에 대한 논픽션을 준비하고 계시지요. 어떤 이야기일지 궁금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에 타인의 경험을 전달하는 것은 언어, 즉 서사 외에는 없다고 봅니다. 서사의 역할을 고민하게 되는데, 서사가 항상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종말 서사 같은 것은 사람들에게 경각심을 주고 행동을 유도하는 데 효과적입니다. 인류는 공포에 질리게 할 필요가 있을 때도 있습니다. 조지 오웰의 1984 같은 작품은 정치 권력과 감시 기술의 결합이 가져올 위험성을 잘 보여줍니다.


저는 역설적으로 종말 서사가 강력한 역할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새로운 종말 서사를 만들어 인공지능의 부정적인 측면을 경고하고 싶습니다. 그 기술의 통제를 주제로 다루고 싶고, 단순히 AI가 일자리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로 인해 발생할 다양한 문제들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반대로 지상낙원 같은 서사도 나쁜 역할을 하곤 합니다. 지상낙원을 그린 이야기들은 종종 현실 세계의 지옥을 초래하곤 하죠. AI가 도입될 때 발생할 수 있는 기묘한 변화들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예를 들어 바둑계에서 AI가 등장하면서 일어난 여러 사건들을 통해 이런 변화가 다른 분야에도 비슷하게 일어날 것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담은 ‘알파고 2부’라는 책을 준비하고 있어요.


타인의 경험 전달하는 수단은 서사 뿐'사색의 여유' 경험 못 하는 디지털 세대

이러한 문제는 이미 우리가 겪고 있는 일입니다. 예전의 지식인들이 오후에 사색하는 모습을 볼 때, 요즘은 그런 여유가 사라졌죠. 디지털 세대는 그런 사색의 시간을 경험하지 못하고 자란 것이 아쉬운 부분입니다. 나약함은 인간성의 중요한 요소 중 하나이고, 인간의 결단과 불확실성을 인지하는 자세도 필수적입니다.


현재는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대신, 다른 사람에게 선택을 아웃소싱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친구에게 연애 문제를 상담하거나 인터넷 게시판에 자신의 상황을 올리고 댓글을 받아 결정하기도 하죠. 이는 개인의 결정을 타인에게 맡기고 있는 모습입니다. AI가 인간의 능력을 대체하면서, 우리의 생활에서 의미가 없어진 능력들이 분명 생길 것입니다. 우리는 이미 많은 능력을 잃어가고 있어요. 앞으로 어떤 것이 없어질지에 대한 예측은 어려운 일입니다. AI가 발전함에 따라 우리의 정신적 능력도 변화하고 있습니다.


장강명 작가는?

연세대학교에서 도시공학을 공부했다. 동아일보 정치부·산업부 등에서 10년 넘게 기자로 일했다. '한국이 싫어서', '댓글 부대', '우리의 소원은 전쟁' 등의 작품이 있다. 기술과 사회에 대한 깊은 관심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의 다양한 이슈를 담대하게 풀어낸다는 평가다. 특히 개인의 정체성, 사회적 불평등, 기술 발전이 인간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심도 있게 탐구한다.



김대식 카이스트 전기 및 전자공학부 교수

김혜연 안무가(여니스트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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