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서 외국인 불법 대리모 집단 적발…24명 체포

필리핀·베트남인…13명은 임신 중
태국서 온라인으로 대리모 모집

캄보디아에서 외국인 여성 수십 명을 합숙시키며 돈을 받고 아기를 대신 낳아주는 불법 대리모 노릇을 하게 한 조직이 적발됐다.

13일 AP통신 등은 전날 캄보디아 내무부가 발표한 내용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했다. 내무부 발표에 따르면 캄보디아 경찰은 최근 수도 프놈펜 인근 칸달 지역 한 빌라를 급습해 필리핀인 20명, 베트남인 4명 등 여성 24명을 체포했다. 이들 가운데 필리핀 여성 13명은 임신 중이다.

사진은 기사의 특정 내용과 관련 없음[이미지출처=픽사베이]

경찰은 태국에 기반을 둔 업체가 온라인으로 대리모를 모집한 뒤 캄보디아에서 숙식을 제공한 것으로 보고 수사하고 있다. 붙잡힌 여성 중 임신부 13명은 인신매매·성 착취 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됐으며, 출산 후 최대 징역 5년 형을 받을 수 있다고 내무부는 설명했다. 당국은 이들이 피해자가 아니라 자발적으로 업체 측과 공모해 대리모 역할을 한 뒤 돈을 받고 아기를 넘기는 범죄에 가담한 것으로 보고 있다. 임신하지 않은 필리핀 여성 7명과 베트남 여성 4명은 추방될 예정이다.

한때 캄보디아는 외국인을 위한 대리 출산지로 인기를 끌었으나 2016년 캄보디아 정부는 상업적 대리 출산을 금지했다. 하지만 이후에도 캄보디아의 불법 대리모 시장은 뿌리뽑히지 않고 있다. 2017년에는 호주인 간호사가 캄보디아에서 호주인 부부 18쌍과 미국인 부부 5쌍의 대리 임신을 위해 현지 여성 23명을 모집, 인공수정을 시술한 혐의로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받았다.

다음 해인 2018년에도 현지 여성 수십 명을 대리모로 고용한 대형 대리출산 알선 조직과 대리모가 적발된 사례가 잇따랐다. 그해 11월 경찰은 프놈펜 센속구에 있는 한 주택을 급습해 대리모 11명과 관리인 4명을 체포했다. 이들 대리모는 출산하면 최고 미화 1만 달러(약 1300만 원)를 벌 수 있다는 말을 듣고 가담한 봉제공장 근로자들이었다. 이들은 정자 주입 때 200달러(약 26만원)를 받고 임신 기간에는 하루 10달러를 식비 명목으로 받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대부분인 10명은 체포 당시 임신 중이었다. 이에 앞서 같은 해 6월에도 중국 고객에게 고용돼 임신한 상태였던 캄보디아인 대리모 32명이 인신매매 혐의로 기소됐다가 아기를 직접 기르기로 약속하고 풀려나기도 했다.

김현정 기자 khj27@asiae.co.kr